빠르면 이번주 발표..."최대 ICT 제조기업, 어려운 과제"
"재생에너지 정부 정책 함께 가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가 빠르면 이번 주 중 'RE100' 가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RE100'에 가입할 경우 가장 큰 과제는 국내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빠르면 이번주 중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경영전략'을 발표한다. 친환경 경영전략에는 RE100 가입 선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RE100이란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그룹'과 글로벌 경영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추진하는 국제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태양광이나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 사용을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발 늦은 삼성의 RE100 가입..."쉬운 목표 아냐"
국내 4대 그룹 중 RE100에 가입하지 않은 그룹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찌감치 RE100에 가입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한 상황에 글로벌 기업의 RE100 가입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삼성 역시 그린피스와 같은 NGO 단체 등이 RE100에 가입하라고 요구해 왔지만, 현실 실현 가능성을 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 반면 삼성전자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해 늘었다.
삼성전자의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반영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탄소 환산총량(tCO2-eq) 기준 1740만 톤으로 2020년 1481만톤 보다 17%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ICT 제조기업 중 최대 기업으로 가전, 스마트폰, 반도체까지 다양한 전자제품을 전방위적으로 만들고 있어 RE100 가입이 쉽진 않았을 것"이라며 "RE100에 가입하게 될 경우 주관기관이 이행계획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해 나가기 때문에, 현실적인 부분에서 쉬운 목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정부 제도와 함께가야"
특히 RE100으로 미리 전환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부분이다. 중국이나 유럽 등 해외의 경우 정책적으로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들이 잘 정비돼 있어 비교적 쉽게 전환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제도들이 걸음마 단계기 때문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RE100을 이행하려면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짓거나 녹색프리미엄제도를 통해 웃돈을 주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거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야 하는데, 한국에선 이 세 가지 조달 방식에 드는 비용이 각각 유럽의 1.5~2배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업종에서 동종으로 엮이는 SK하이닉스의 경우 2020년 RE100에 가입하고, 중국과 미국 사업장에 대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100% 완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미 미국과 중국, 유럽의 사업장에선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지부진하다. 결국 삼성전자가 RE100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정책이 함께 진행돼야 하는 것이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중립센터장은 "이미 RE100 가입은 글로벌 트렌드가 됐고, 삼성전자 입장에선 대응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하고 제도적 인프라가 부족해 정부에선 큰 시각에서 관련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등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