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女2세 원무역·한세엠케이, 新먹거리 확보
벤처투자·합병법인 출범 등 신사업 '드라이브'
사업 다변화로 브랜드 정체성·차별화 확보 계획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패션업계 여성 오너 2세가 이끄는 '영원무역'과 '한세엠케이'가 올해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노스페이스로 대박을 낸 영원무역은 벤처 투자에 나섰고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 흡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는 물론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과 한세엠케이가 새 먹거리 창출에 한창이다. 영원무역홀딩스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대표와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2남 1녀 중 막내딸 김지원 대표가 그리는 선택과 집중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 [사진=각 사] |
먼저 영원무역홀딩스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모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에 나선다. 총 규모가 850억원에 달하는 YOH CVC 1호 Fund다.
앞서 영원무역홀딩스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 위치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3월 싱가포르에 100% 지분을 보유한 'YOH CVC' 설립을 완료한 바 있다. YOH CVC는 브랜드, 친환경 및 특수소재, 오토메이션(자동화)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 위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 및 LP 출자를 한다.
성 대표는 이번 투자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6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영원무역홀딩스의 기획 업무와 영원무역 OEM 사업의 영업·관리 분야를 맡아왔다.
현재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자 영원무역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업체인 영원무역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실제 영원무역홀딩스는 성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3조24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2% 늘어난 5699억원을 기록했다.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과의 합병을 통해 재도약을 이끌 방침이다. 김 대표는 2019년 12월 한세엠케이 대표이사에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겸임한 바 있다.
이달 초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과의 합병 법인 출범을 통해 대표 체제는 3인 각자대표 구조로 전환됐다. 한세엠케이는 김동녕, 김지원 대표에 이어 임동환 대표를 신임 한세엠케이 각자대표로 추가 선임했다.
한세엠케이 본사 건물 [사진=한세엠케이] |
한세엠케이는 TBJ, 앤듀(ANDEW), 버커루(BUCKAROO), NBA와 PGA TOUR & LPGA 골프웨어 7개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전문 기업으로 2020년 12월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골프의류 진출을 위해 LPGA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 8월부터 매장전개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 3289억원, 2018년 3230억원 수준에서 정체되기 시작했다.
실제 김 대표가 취임한 2019년 매출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202억원, 188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역시 적자는 이어졌다. 한세엠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2% 감소한 14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5% 감소했다.
한세엠케이는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다. TBJ, 앤듀 브랜드를 정리하고 올 하반기에는 아동복 사업 분야에서도 정체성 및 차별화를 더한 신규 프로젝트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신사업 드라이브를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오너 2세가 이끄는 회사 영원무역홀딩스, 한세엠케이의 이들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의 경우 최근 패션업황 전반적으로 불황임에도 사업 다변화로 호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한세엠케이의 경우 반대되는 상황으로 적자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토종 패션업체들은 코로나19 영향과 새로운 브랜드들의 등장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패션대기업에 이어 패션플랫폼까지 2030세대들을 공략하고 있어 브랜드 정체성 확보와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