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인도 거부로 사업진행 지연...상당한 손해 우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울 중구 충무로 세운지구의 대표적인 노포 '을지면옥'이 재개발 시행사에 건물을 인도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김문석 이상주 박형남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세운지구 3-2구역 시행을 맡은 A사가 을지면옥 측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여 "을지면옥이 A사에 건물을 인도하라"고 명령했다.
[사진=을지면옥] |
재판부는 "채권자는 이 사건 정비구역의 103개 영업장 중 을지면옥을 제외한 102개의 영업장을 인도받았는데 채무자의 인도 거부로 인해 채권자의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채권자는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이 사건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다수의 사람들도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무자로서는 보상금 액수에 대한 불만 이외에는 달리 이 사건 사업을 반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보상금의 적정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다툴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본안판결 선고 전에 시급하게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명해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1심과 반대되는 판단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건물 인도 가처분이 집행되면) 을지면옥은 본안소송에서 다퉈볼 기회도 없이 현재 상태를 부정당하게 된다"며 A사의 신청을 기각결정한 바 있다.
지난 1985년 문을 연 을지면옥은 서울 3대 평양냉면 맛집으로 꼽히며 유명세를 얻었다. 가게가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은 지난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9년부터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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