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증시가 3% 수준서 오르내리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 수준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을 연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7bp 하락한 2.970%를 기록했다.
간밤 3.064%까지 오르며 5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채 금리가 다시 3% 아래로 내려오자 뉴욕증시는 1% 가까운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3%를 뚫고 올랐는데, 당시에도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하루 새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세를 연출한 바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미국채 금리 3%를 특별히 주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채 10년물 금리 지난 10년 추이 [사진=FRED] 2022.06.08 kwonjiun@newspim.com |
◆ 미국채 금리 3% 뚫리면 투심도 '와르르'
지난 10년 사이 국채 금리가 연 3%를 넘겼던 날은 60여일 정도인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두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던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경기 향방을 가늠할 신호가 되는 미 국채금리 3% 레벨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에 광범위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지표다.
CNBC는 미 국채금리 상승은 우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125% 정도까지 불어난 미국 국가부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 국가 부채는 30조4000억달러로, GDP 대비 비율로 보면 1980년대 초반보다 4배 넘게 불어난 수준이다.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연방부채 상환에만 5148억달러가 소요됐는데, 1980년대 폴 볼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시절 기록한 부채 상환액 1075억달러보다도 5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당시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오르게 될 기준금리는 정부 및 민간 부문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 창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미국 정부나 민간 기업 차원에서 10% 넘는 수준의 미국채나 회사채 금리 수준은 감당이 안 된다"면서 "1970년대 당시에야 (10%는) 일반적인 수준이었지만 지금 금리가 그 수준까지 오르면 피해는 막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라스는 연준이 시장 방어에 나서는 '페드풋' 개념이 증시에서 국채 시장으로 옮겨간 이유도 그 때문이라면서 "연준 역시 구조적 인플레이션 문제를 통제하면서도 미국채 금리를 반드시 1970년대 수준보다 훨씬 더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은 이번 여름을 걸쳐 기준금리를 100bp(1bp=0.01%p) 높인 뒤에 연말까지 더딘 속도로라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계획을 하고 있다. 시장은 연말까지 금리가 2.75~3% 수준까지 오르는 상황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하지만 금리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 시장에는 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공포감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40년간 지속된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완전히 꺾이고 금리 상승 추세가 굳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상승세가 굳혀지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랠리를 견인했던 성장주가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대만큼의 실적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성장주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할 것이며, 성장주 주가가 주저앉으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웰스파고 자크 그리피스 채권 전략가는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향후 현금 흐름에도 차질이 생겨 주식 투자자들은 반드시 금리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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