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최악의 베어마켓에서도 강한 반등은 나온다."
최근 뉴욕증시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약세장에서 나오는 일시적 랠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참여 정도를 나타내는 증시 너비(breadth)가 심각히 훼손돼 반등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융사 찰스 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최근 공개한 연중 전망 보고서에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에 대해 200일 평균 위로 거래되는 종목의 비중을 퍼센트 기준으로 비교한 차트를 소개하면서, 이 '너비' 지표가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손더스는 최근 반등 흐름이 장기적 랠리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이러한 너비 지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면서, 최근 해당 지표가 위를 향하긴 해도 그 폭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5월27일까지 뉴욕증시 주요지수 '너비(breadth)' 지표 추이 비교 [사진=찰스슈왑/마켓워치 재인용] 2022.06.03 kwonjiun@newspim.com |
또 S&P500의 50일 이동평균선이 여전히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 주요 추세가 여전히 아래를 향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2일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 오른 4176.82로 마감됐는데, 이는 50일 이동평균선인 4255.87보다 낮은 수준이며, 200일 이평선인 4451.63보다도 낮다.
손더스는 S&P500지표가 중간중간 나타나는 반등 흐름 덕분에 전고점 대비 20% 아래를 뜻하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한 것은 아니나, 수면 아래 증시는 여전히 취약한 약세장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스닥지수나 러셀2000 등 투기적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시장의 경우 이미 확실한 약세장에 접어들었음을 강조했다.
같은 날 소파이 투자전략 대표인 리즈 영 역시 증시의 너비와 강도(breadth and strength) 측면에서 더 확실한 신호들이 나와야 랠리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리즈 영은 "S&P500 편입 5대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가 지수 비중의 25% 가까이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이 전체 지수 향방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수 내 다른 종목들의 상승 흐름도 확인해야 비로소 랠리 지속 가능성을 더욱 확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은 이어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증시 흐름이 연출되는 상황에서 올해 랠리가 사흘 넘게 지속된 적은 단 3차례에 불과하다면서 "반등이 나타날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쉬긴 하나 아직까지는 잡은 고기를 다시 놓아줘야 하는 낚시놀이(Catch and Release)를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최근의 상승세는 약세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면서 "이마저도 곧 열기가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과매도에 따른 반발 매수와 연준이 9월 중에는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이번 랠리를 촉발했다"면서도 "연준이 좋아하기에는 인플레가 너무 높으며 주가의 하락 흐름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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