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선 vs 이재명, 오차범위 내 접전
"李, 왜 계양에 왔나…차라리 국민의힘"
"정치는 인지도…이재명이 낫다"
[인천=뉴스핌] 김태훈 기자 =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바로 인천 계양을이다. 인천 계양을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지역으로,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섰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정계 복귀를 위해 선택한 지역이다.
지난 2017년 탄핵 정국 이후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으로서도 인천 계양을이 갖는 의미는 충분하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변호사 대납 의혹 등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재명 위원장을 잡아야 하는 상황. 국민의힘은 전략 공천보다는 계양을에서 오랜 시간 터를 닦아온 윤형선 후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천=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인천 계양산전통시장. 2022.05.24 taehun02@newspim.com |
◆ 윤형선, 이재명과 오차범위 내 접전…"바꿀 때도 됐다"
정가에서는 인천 계양을의 경우 송영길 전 대표가 무려 5선을 지냈으며,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윤형선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24일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계양산전통시장에서 만난 김형동(53·남) 씨는 "장사는 잘 안되는데 선거 때문에 정신이 없다. 민주당이고, 국민의힘이고 벌써 몇 번이나 왔다 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계양을 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출마하지 않았나. 뉴스에서 봤을 때 분명히 경기도지사를 했었던 것 같은데 왜 계양으로 온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기자의 설명에 "그냥 안전하게 정치하고 싶은 것 아닌가. 차라리 국민의힘을 뽑고 말지..."라고 말했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며 익명을 요구한 한 30대 남성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 그 대가가 정권교체 아니었나. 이제는 바꿀 때도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남성의 배우자인 30대 여성도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보면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윤형선)는 친근한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잘은 모르지만 이번에는 남편을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두부가게에서는 상인과 손님, 두 여성의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 판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상인은 "그래도 민주당이 낫지 않겠나.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 나왔던 만큼 유능하다는 증거 아니겠나"라고 말하자 손님은 "무슨 소리냐. 송영길이 우리한테 해준 게 도대체 뭐가 있나"라고 맞받아쳤다.
[인천=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인천 계양산전통시장. 2022.05.24 taehun02@newspim.com |
◆ "송영길에 배신감 느끼지만…그래도 민주당"
축산업을 하는 박지태(52·남) 씨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과거 무슨 짓을 했나. 송영길이 인천을 버리고 나 살겠다고 서울로 떠난 것은 괘씸하지만 보수 정당은 못 찍겠다"라고 강조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40대 남성 김(익명 요구) 씨는 "지방선거는 후보가 너무 많아 관심이 없었는데, TV에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많이 방송되는 것 같다"며 "이재명 후보가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국민의힘 후보는 누구인지 잘 모른다. 정치라는 것이 인지도 아닌가. 결국 인기있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 같다"라며 "이 지역에 사는 친구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여성은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청와대를 옮겼다. 정말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준 것인가"라며 "난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으면 그런 논란이 없지 않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대선 때도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대한민국이 잘 살기 위해선 대선에 나왔던 이재명 후보가 국회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