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공산당이 은퇴한 간부들에게 '부정적인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이견을 차단하기 위해 입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중국 중앙인민정부 사이트 갈무리] |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매체 신화왕(新華網) 16일 보도를 인용, 중국공산당 중앙 판공청이 지난 15일 '신 시대 은퇴 간부의 당 건설 강화 작업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의견'은 "은퇴 간부 및 당원들이 신 시대 당의 혁신 이론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시진핑 신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의식적으로 실천할 것"을 주문하며 "은퇴 간부 당원은 계속해서 당의 말을 경청하고 당을 따라야 하며 기율을 위반할 경우 엄히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견'은 또한 "당 중앙위원회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논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퍼뜨리지 말 것이며 불법 사회단체 활동에 가담하지 말고 이전의 권위나 지위를 이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이 같은 '의견' 발표에 대해 SCMP는 광둥(廣東)성 출신의 한 은퇴 간부를 인용해 "다가오는 20차 당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퇴한 간부들에 대한 당의 통제가 더욱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간부는 그러면서 "해외 거주를 희망하는 은퇴 간부들은 당으로부터 탈당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요구 받았다"며 "차이샤(蔡霞)처럼 중국을 비판하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샤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출신으로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당적을 박탈당했다. 차이 전 교수는 지난 2020년 6월 미국에서 열린 '훙얼다이(紅二代, 중국의 전·현직 당정 최고위층 자제)' 모임에서 "중공이라는 '검은 무리(黑幫)와 함께 하고 싶지 않다. 시진핑 교체는 이미 당 내에서 컨센서스를 이루었지만 권력의 감시가 심하여 당 내부 사람들 모두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 뒤인 8월에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적 박탈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면서 "나는 중공이라는 검은 무리와 함께 하고 싶지 않다"고 재차 발언했다.
'시진핑 신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의식적으로 실천할 것'이라는 점이 언급된 데 대해서는 "최고 지도자의 연설을 공부하고 따라야 한다"며 "비판과 반대는 물론 의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심할 수 없고 순종만 할 수 있다"고 위 관계자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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