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계좌 관리' 주가조작 선수, 재판서 증언
"신한증권계좌에 10억 있으니 주문 내달라고 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10년 당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으로부터 회사 비전을 듣고 주식을 매수해달라며 증권 계좌를 위임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이정필 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전 회장 등의 7차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6 pangbin@newspim.com |
이씨는 권 전 회장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이씨는 권 전 회장으로부터 시세조종을 의뢰받은 경위에 대해 "2009년 가을 경 처음 알게 된 권 회장으로부터 '회사 주식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도와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에 그런 부탁(시세조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거래량이 적어 대량 매집만 해도 주가가 쉽게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권 전 회장은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담보 제공이 어렵게 되자 김 여사 등 지인을 소개해주며 30~40%의 수익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2010년 1월 경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근처에서 권 전 회장과 김건희 여사를 만났고 김 여사로부터 김 여사 명의로 된 신한금융투자증권 계좌에 대해 주문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이씨는 "권 회장이 회사가 좋아질거라는 비전을 말했고 저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 있었기 때문에 김건희 씨가 '그렇게 회사가 좋아지면 회사 주식을 사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그 전에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회사가 좋아진다고 하니까 자기가 신한투자증권에 돈이 10억원 정도 있는데 그걸로 주식을 사본다고 하면서 저한테 주문을 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그러면서 신한투자증권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고 이씨가 주문을 내면 받아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후 이씨는 직원에게 전화해 김 여사 명의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김 여사 계좌의 10억원으로 어떻게 수익을 내려고 했었는지 묻는 검찰에 "주식을 사놓고 회사가 좋아져서 주가가 올라가면 당연히 팔아서 수익을 내려고 했었다"고 답했다.
다만 권 전 회장이 이씨에게 30~40%의 수익을 준다는 이야기를 할 당시 김 여사가 옆에 있었는지, 직접 수익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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