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으로 무소속, 안건조정위 고려
양향자, 검수완박 반대하자 '꼼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을 탈당시키는 촌극이 벌어졌다.
민형배 의원은 20일 오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비협조적이자, 민 의원이 직접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비교섭단체 몫'을 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민형배 의원. 2021.05.20 leehs@newspim.com |
앞서 민주당은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에 대비해 자당 박성준 의원을 빼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 법사위원으로 보임했다. 안건조정위 의결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를 미리 채우기 위해서다.
여야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 안건조정위가 소집될 수 있는데, 이때 안건조정위는 제1교섭단체 3명과 이외 정당 3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동수 구성으론 법안 의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민주당은 일찌감치 비교섭단체 몫으로 양 의원을 법사위에 보임한 것. 민주당 출신 양 의원이 협조하면, 해당 법안은 안건조정위에서 의결될 것이란 계산이었다. 당시 양 의원의 보임 결정에 국민의힘은 '꼼수 사·보임'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양 의원이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의 당초 계획이 틀어졌다. 양 의원 명의로 작성된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이 전날 배포되면서다. 양 의원이 '검수완박'의 변수로 떠오르자 민 의원이 전격 탈당한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을 법사위에서 밀어내고 민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오영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 의원의 개인적인 결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 의원이 입법 프로세스를 가동하기 위해선 안정적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냐는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민 의원이 원내지도부에 고민을 전달했고, 원내지도부는 상의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민 의원의 복당 계획과 관련해선 "복당 프로세스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탈당과 복당에 관한 것은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대로 그 시점에 가서 하면 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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