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배당수익에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각광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증시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리츠(부동산투자신탁)가 조용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낮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리츠로 투심이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지스밸류리츠는 13일 0.49% 오른 6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인 625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은 이달 들어서만 각각 8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을 순매수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최근 1년새 주가 변동 현황. 2022.04.13 zunii@newspim.com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미래에셋글로벌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이날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장중 6570원까지 치솟았다가 6270원에 마감했으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578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5750원에 장을 마쳤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이달 들어서만 지난해 9월 기록한 신고가(5610원)를 다섯 번째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 상장 리츠의 주가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도 지난 7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 NH올원리츠, 이리츠코크렙,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등이 최근 두 달 새 우상향 추세다. 국내 상장 리츠로만 구성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상장지수펀드)도 나날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가속화로 국내외 증시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심이 리츠로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는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오피스, 호텔, 리테일 등 부동산 실물 자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 개별이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간접투자상품이다.
개인 역시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츠는 증시 불황기에 피난처로 각광받는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상장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7.1% 수준이다. 올해도 많게는 15%(에이리츠)에서 적게는 3%대 주가배당률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리츠는 반기 배당을 실시하는데, 최근 상장한 분기배당 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해 9월 상장한 SK리츠는 매년 3·6·9·12월 분기 배당 계획을 내놓아 IPO(기업공개) 단계에서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도 2·5·8·11월 분기 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다. 상장 1개월도 안 돼 주가는 벌써 공모가 대비 23.4%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다는 점도 리츠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을 기초로 하다 보니 물가 상승률을 매년 임대료에 반영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도 리츠 관련 주요 ETF(티커: VNQ, SCHH, SRVR, INDS)들이 증시 변동성이 커진 3월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투심이 모여들며 몸집을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유상증자도 확산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에 이어 이지스밸류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등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자산을 편입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 자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성장형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6~7개 리츠가 올해 자산편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편입 예정 자산 규모는 약 2.5조원으로 상장리츠 총 자산 규모의 1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리츠들은 배당 안정성을 위해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고 합리적인 임대차 계약 구조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대형 리츠들은 상반기 신용평가 등급을 획득한 뒤 하반기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금리 상승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임대료 인상으로 목표 배당수익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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