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그룹이 중국의 빅테크 규제에 따른 실적 부진 속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섰다.
구파신문(九派新聞)은 징둥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말을 인용해 징둥이 이달 말까지 공동구매 플랫폼 징시(京喜), 물류 자회사 JD로지스틱스와 징둥리테일 등 계열사의 직원 10~30%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징둥그룹이 각 부서의 책임자와 면담을 통해 감원 비율을 조정 중이라며 3월 31일 이전까지 최대한 빨리 근로계약을 해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정리해고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사업 확장이 어려워진 데다 중국 내수 소비 증가율 둔화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그룹이 10일 발표한 작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759억 위안(약 53조 197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로 6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마이너스 3억 9200만 위안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1년 한해 매출은 951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늘었으나 순이익은 마이너스 36위안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앞서 현지 매체는 알리바바가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3만 9000여 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텐센트 역시 수익성이 낮은 부문 인력을 10∼15% 감원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징둥그룹이 해고 직원에게 보낸 '졸업 안내서'. 해당 문서에서 언급한 '졸업'은 '퇴사'를 의미한다. [사진=구파신문(九派新聞)] |
징둥 관계자는 "이번 감원은 기업 경영의 정상화·최적화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징둥은 여전히 건실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 한 채 잘렸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는 등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 징둥그룹이 해고 직원에게 '졸업 안내서'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서 졸업은 실제 졸업이 아닌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다.
중국 기업은 종종 퇴사를 졸업에 비유하곤 하지만 이번 '퇴사'는 돌발적 통보에 의한 해고였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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