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에 병합, 첫 재판 절차
"공범 이광철 수사는 진행중…변론 분리 필요"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면담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해 11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05 mironj19@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예정된 증인신문에 앞서 지난달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 검사에 대한 첫 재판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하자 이 검사 측 변호인은 "기록이 방대해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았고 공판준비절차가 필요하다"며 "(다른 피고인들과의) 변론 분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검사도 "검찰 공소장에 의하면 이광철 전 비서관은 공범 격으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한다"며 "저에 대해서는 모두진술 절차를 진행하면서 수사 중이라는 관련 피고인은 같은 법정에 있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도 그렇지만 일단 어색하지 않나 하는 의견"이라고 했다.
검찰은 "다음 기일 차규근 피고인 관련 증인신문을 마치면 이규원 피고인 관련 공소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병합된 추가기소 사건과 겹치는 증인이 상당히 많고 피고인의 방어권 등도 고려하면 최소한의 절차를 사전에 진행하고 4월 중순 정도에는 추가 기소 사건까지 같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모두절차 한 번 진행하는 데 이렇게 어려운 사건은 처음 봤다"며 "변호인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를 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입장만 확인하려는 것이고 이후 절차는 협의하면 된다"며 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이날 이 검사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냐'고 확인을 구하자 "그렇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검사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19년 5월 경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단원 활동 당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윤중천 씨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작성한 면담보고서에 이들이 말하지 않은 내용을 담아 허위보고서를 작성하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1~2월 경 이같은 면담보고서 내용을 기자 2명에게 유출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곽상도 전 의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3월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첩받아 수사에 들어갔으나 약 9개월 후 사건관계인에 대한 합일적 처분이 필요하다며 대검으로 재이첩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는 대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지난달 28일 이 검사를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공무상비밀누설,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대검 감찰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이 검사에 대해 정직 6개월의 징계청구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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