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철강·2차전지·음식료 및 의류·방산 등도 관심 필요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새해 국내 증시에서 IT, 미디어, 친환경, 제약·바이오 섹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 금융, 철강, 2차전지, 음식료 및 의류, 방산 등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섹터가 새해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부진한 주가 흐름에 따른 매수세 유입 기대감이 큰 것도 상승 전망에 한몫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며 "2022년 연간 국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33조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연간 영업이익은 40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에 그치겠지만, 시장 우려대로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하락이 지속된다고 해도 국내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30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2년 디램(DRAM) 산업의 반등 시점과 반등의 탄력성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약해질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업종 주가는 당분간 기간 조정 속 종목별 차별화 움직임을 보인 뒤, 연말·초를 지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민감주이자 대형가치주로서도 삼성전자는 매수 추천 목록에 올라 있다.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증시에서 역대급 수출 및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코스피가 유독 약했던 원인이 반도체·경기민감 업종의 피크 아웃(peak out) 우려 때문인데, 이젠 그런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 기업들은 메모리에서 비메모리로, 가전·스마트폰에서 전장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진행 중"이라며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피크 아웃 우려를 선반영한 구간이기에 지금은 테크·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일 시점"이라고 했다.
지난 한 해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을 불러온 미디어컨텐츠 분야는 새해에도 꾸준히 투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메타버스는 단순히 상상의 공간이 아니라, NFT가 소비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미디어·엔터 산업은 각 기업이 보유한 IP를 어떻게 디지털 자산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넘어 사람까지도 디지털화하는, 버츄얼 휴먼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가상의 인물이 실제로 돈을 벌고, 가상 아이돌이 데뷔하며 그들 고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소비하고 싶어하는 물건(IP기반 NFT)이 많은 시장(플랫폼)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기업들의 목표가 됐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FT로 메타버스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메타버스는 빅트렌드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하이브와 에스엠, JYP, SK, 네이버를 비롯해여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보급률 60% 상회 시 '서비스 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면서 'TIGER 미디어컨텐츠' ETF를 추천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기술적 반등이 기대된다. 2021년 코스피 의약품업종지수가 18.8% 하락했고, KRX헬스케어업종지수는 32.5% 떨어지는 등 제약·바이오 섹터는 약세를 면치 못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제약·바이오 종목군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경기 사이클의 순환적 하강 국면에선 성장에 대한 기대가 투영될 수 있는 종목군이 강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올해 메타버스와 NFT 관련주들의 급등도 매크로에서 충족되기 힘든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이들 종목군을 통해 발현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익 기여도에 주목했다. 코스피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고 이익 영향력이 높아지는 분야를 살핀 것인데, 그 첫째로 내년 이익 기여도 상위권 업종 중에서 주가 레벨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로 조선과 유통·호텔레저·화장품을 꼽았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과 유통·호텔레저·화장품 업종의 영업이익 기여도 증가폭이 높다"면서 "이익이 추세적으로 상향 조정된다면, 향후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내년 이익 기여도 상위권 업종 중 절대적 영업이익 규모가 큰 업종으로 자동차를, 내년 이익 기여도 상위권 업종 중 시장의 관심이 높은 업종으로는 소프트웨어와 미디어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내 2022년 대형주의 이익 기여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통상적으로 대·중소형주의 주가 상대강도는 이익 추정치에 2개월 정도 선행한다. 최근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약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초 대형주의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