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 1000억원 기업 633개 집계
수도권에 63.8% 집중…불균형 해소해야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매출 1000억원 이상되는 국내 벤처기업의 지난해 매출 합계가 재계 4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이 국내 산업 지형도에서 상당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전히 수도권에 매출 1000억원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다는 점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모두 633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2개사가 새로 진입한 반면 46개사는 매출 1000억원 이하로 떨어져 전년 대비 16개사가 늘었다.
신규 진입 기업은 마스크 제조 관련 기업이 포함된 섬유·기타제조 업종에서 16개사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코로나19 진단 등과 관련된 의료·제약 업종에서 11개사가 증가했다. 제외된 기업은 기계·자동차·금속 업종에서 14개사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벤처 1000억원 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조원 증가한 151조원 으로,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에스케이(SK) 다음으로 재계 4위 수준이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1.11.2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중 매출이 1조원인 기업은 17개사로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한 기업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에스디바이오센서(매출 1조 4779억원)과 씨젠(매출 1조686억원)이었다. 코로나19를 기회로 성장한 의료·제약 및 SW개발·IT기반서비스 분야 기업수가 각각 10개, 8개사씩 증가했다.
벤처 1000억원 기업의 천억기업의 평균 업력은 25.6년으로, 업종별로 SW개발·IT기반서비스업은 평균 업력 17.2년으로 가장 짧았다. 이와 달리 기계·자동차·금속은 31.2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이후 천억 매출 달성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17.5년으로 조사됐다.
벤처 1000억원 기업의 총 종사자수는 전년 대비 8668명(3.7%) 증가한 24.2만명으로 재계 2위 수준이며,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387.9명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SW개발·IT기반서비스업 업종이 19.2%, 의료·제약 업종이 10.6% 증가해 가장 높은 고용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조원 증가한 151조원으로,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에스케이(SK) 다음으로 재계 4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SK, LG 등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벤처 1000억원 기업의 총 매출은 10.9%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 벤처 1000억원 기업은 경영성과 측면에서 대·중견·중소기업 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4.6%)과 중견기업(3.5%)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벤처천억기업의 평균 매출증가율은 10.9%에 달했다.
단기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7.3%로 대기업(3.0%), 중견기업(3.7%)에 비해 2배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매출액순이익률 1위를 기록한 기업은 2차전지 소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로 177.8%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2위는 진단시약 키트 제조업체인 한국애보트진단이 90.1%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벤처 1000억원 기업의 총 수출액은 약 33조원(기업당 평균 약 674억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 중 수출기업수는 484개로 국내 수출기업 9만8771개의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 수출규모(594조80000억원)의 5.5%를 차지한다. 업종별로는 의료·제약 업종의 평균 수출액이 1678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산업재산권은 6만6140건으로 국내 산업재산권 55만7256건의 11.9%에 해당한다. 또 기업당 평균 104.6개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한 상태다.
지역별 벤처 1000억원 기업 수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1.11.21 biggerthanseoul@newspim.com |
다만 이들 기업이 여전히 상당수 수도권에 집중된 점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는다. 벤처 1000억원 기업의 권역별 소재지는 수도권이 403개사 (63.8%)로 가장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어 충청권 90개사(14.2%), 경남권 68개사(10.8%), 경북권 34개사(5.4%) 순으로 분포됐다.
수도권의 벤처창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면도 있으나 벤처산업 분야 역시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 1000억원 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타트업, 벤처기업들이 유니콘기업, 벤처 1000억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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