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판매가격 강제…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유죄 인정되나 형벌규정 삭제된 점 등 참작"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자사 타이어 최저판매가격을 지정한 뒤 온라인 판매 대리점에 해당 가격 아래로 팔지 못하도록 강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넥센타이어 주식회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14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넥센타이어 법인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넥센타이어 CI |
양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강증거를 통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기간이 짧지 않고 위 행위로 1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해 그동안 형벌을 부과한 사례가 거의 없고 시행 예정인 개정 공정거래법에 관련 형벌규정이 삭제된 점을 참작하면 앞으로도 형벌 부과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거래상대방 또는 거래단계별 사업자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정해 그 가격대로 판매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한 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이른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개정 공정거래법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벌칙 조항을 삭제했다.
검찰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온라인 판매 대리점에 제품별 최저판매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업체에 불이익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해 판매가격을 통제한 혐의를 받는다.
넥센타이어는 제품별로 설정된 공장도가격 대비 최대 할인율 25~56%을 지정하는 방법으로 온라인 판매가격의 하한을 지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4월 넥센타이어의 이 같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11억48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넥센타이어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온라인 판매가 통제는 영세 오프라인 대리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