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서부관문 충칭은 지금] 젊은 백주, 젊은 마케팅, 젊은 창업자 강소백 <上>

기사입력 : 2021년05월24일 18:17

최종수정 : 2023년09월19일 18:20

창업 10년 만에 대륙 고량주 시장 판도 바꿔
저도주 과실주 및 전통주 막걸리 까지 생산
담백한 청향형 백주 강소백 한국 마케팅 강화

[충칭(중국 서부)=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꽃의 향은 백리를 가고 술의 향은 천리를 간다고 했다. 아직 공장을 들어서기도 전인데 바람을 타고 훅하고 어디선가 짙은 누룩 발효 냄새가 풍겨온다. 흐린 날씨에 습도가 높은 때문인지 백주 특유의 들큰한 냄새가 어느때 보다 진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충칭(重慶) 서부 투자무역 상담회 취재 이틀째인 5월 20일 오후. 충칭시 정부 초청 언론 취재단은 충칭시 장베이(江北) 공항 정반대 편, 시내 기준 남서쪽 장진(江津)구 바이사(白沙)진에 위치한 백주 회사 장샤오바이(江小白, 강소백) 공장을 탐방했다. 정문에 충칭 강소백 주업과 충칭 강기주장(江記酒莊)이라는 두개의 회사 명판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전자는 판매 기획 관리를 담당하는 강소백 본사 법인이고 후자는 공장 법인 이름이라고 한다. 충칭 강기주장(江記酒莊)은 강소백의 가장 큰 공장으로 고량주와 과실주및 전통주, 미주(米酒, 막걸리)까지 제조한다. 이곳에 강소백 전체 종업원 약 2만명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장 입구 안쪽에 '강기주장'을 설명하는 화단 높이의 대형 안내판이 뉘어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한국어 설명문이 중국어 영어와 함께 적혀 있었다. 관광지엔 한국어 안내문은 더러 있지만 일반 기업의 설명문이 한글로 멍석 처럼 큰 안내판에 적혀있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

[충칭=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 충칭 백주회사 강소백의 장진구 강기주장 공장 안내판에 한글 소개문이 적혀있다.  2021.05.24 chk@newspim.com

"코로나19 전에 롯데와 이마트, 각 편의점 기업, 술 도매상 관계자들을 초청해 공장 탐방 행사를 했어요. 그분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한글 설명을 추가한 겁니다". 위베이(渝北)구 본사에서 나온 한 부장은 안내판에 한글이 추가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 뒤 공장 이름 '강기주장'이 '술 빚는 강나루 마을'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나는 장샤오바이입니다. 2011년에 태어났어요. 고향은 충칭입니다". 공장을 돌아보던 도중 검색 사이트 바이두를 열어 강소백이 무슨 뜻인가 찾아봤더니 강소백의 뜻 대신 이런 소개문이 나온다. 강소백이란 백주가 충칭에 터를 잡고 세상에 선을 보인지 꼭 10년이 됐다는 의미였다.

"강소백(江小白)의 강(江)은 강진(江津)에서 발원했다는 의미이고 '소백(小白)'은 젊은층들이 겸손하고 낙관적이며 단순하고 순수한 생활을 추구한다는 의미예요". 강소백이란 브랜드의 유래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공장 설명을 맡은 안내원이 그 뜻을 이렇게 일러줬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충칭 백주회사 강소백의 장진구 강기주장 공장에서 직원들이 누룩을 찌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24 chk@newspim.com

대형 가마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운데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회사 소개를 들으면서 발길을 옮기다 보니 누룩을 찌고 말리고 증류 작업을 하는 공장 라인에 이르렀다. 넓은 실내 공장에서 공장 직원들이 대형 솥에 고량주를 쪄내고 바닥에 널어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강소백 공장의 안내원은 이곳에서 수수를 찐 뒤 누룩으로 빚어 배균을 위해 저장고로 옮겨진다고 소개했다.

'가오량(高粱, 고량, 수수)을 쪄서 말리고 누룩을 빚은 뒤 저장고에 넣어 배균과 탕화 과정을 거친다. 안내원은 "백주(술) 제조에 있어 탕화는 술 누룩중의 곰팡이균을 이용해 적당한 온도와 습도하에서 수수 등 곡물 중의 전분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탕화를 거친 뒤 저장고에서 발효하고, 다음으로는 증류 공정으로 옮겨진다.  증류때에는 거품을 잘 살피면서 술을 받아낸다. 누룩을 쪄서 바닥에 널어 말리는 술 공장안의 넓은 마당 옆 벽면에는 청향형 백주 강소백의 양조 공정이 이렇게 그림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2020년 1월에 취재했던 타이완 진먼다오 고량주 공장, 2020년 10월 방문한 구이저우 마오타이 공장,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에 찾은 쓰촨성 이빈의 우량예 공장. 농향형 장향형 칭향형 등 향형이 다르고 몇 가지 비법에 차이가 있을 뿐 백주를 빚어내는 방식은 대체로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청향형 강소백 백주의 특징은 누룩 원료로 수수 한가지만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하 편으로 이어짐>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충칭 백주회사 강소백의 장진구 강기주장 공장에 백주 제조 과정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공장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2021.05.24 chk@newspim.com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충칭 백주회사 강소백의 장진구 강기주장 공장에 주원료로 쪄낸 수수(고량)가 건조되고 있다.  2021.05.24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