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러시아 연방 관세청 인용 보도
수 김(Soo Kim) "김정은 건강상태도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북한이 지난해 11월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이 의료용품 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대북 전문가들은 해외서 수입되는 의료용품이 북한 내부 특권층 인사들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14일 러시아 연방 관세청(Federal Customs Service)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은 미화 약 23만 달러 어치로, 전년인 2019년 동기 대비 90% 가까이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약 23만 달러 상당의 물품 중 대다수가 항혈청, 의약품, 심박조율기와 보철 등 의료용품이라는 점. 사실상 의료용 물품 외에는 수입품이 없다.
조선중앙TV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보도 일부.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3.13 |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품목 중 항혈철이 약 8만4000달러 어치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량된 일반 의약품(7만4713달러), 항생제 의약품(3만6878달러), 인슐린 의약품(2만5167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항혈청은 면역혈청으로도 불리며, 오래 전부터 감염에 의해 병이 생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치료용이나 진단용으로 쓰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7년 1월 이래로 북한이 수입하지 않았던 심박 조율기가 지난해 11월 약 3000달러 어치 수입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해 11월 러시아로 수출한 물품은 약 6000달러 상당으로, 전년 2019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북한의 대북 수출 품목은 액체 및 가스 측정용 기기가 약 3000달러 어치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가구 부품이 약 1000달러 어치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북한의 상품 수출입 능력이 매우 약화됐다"며 "북한의 대러 수입액이 높지 않으면서도 의료용품 수입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북한 당국이 의료용품을 북한 특권층용으로 즉시 사용하기 위해 수입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추정했다.
이어 "북한이 의료용품을 집중적으로 수입한 점을 감안할때, 현재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과 일반 주민들의 의료상황을 고려할때, 심박 조율기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주민들이 사용하는 의료용품이 아니다"라며 "심박 조율기 등 이러한 의료용품은 북한의 관리나 지도층 인사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근본적인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지난 14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심박 조율기는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품"이라면서 "김정은 총비서나 주변인 등 북한의 특권층을 위해서 수입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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