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최헌규특파원의 금일중국] 배달원 잇단 사망 중국 발칵, 법원보다 힘쎈 SNS재판 네티즌은 공정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배달원 잇단 과로사 전자상거래 O2O 플랫폼 신경제 수난
사건 터지면 일단 부인 발뺌, 하지만 후과는 수백배 증폭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용명환전(用命换钱)'. '생명과 돈을 바꾼다'는 뜻으로 요즘 중국 인터넷 SNS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말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는 자사 배달원(여성, 23세)이 새벽 퇴근길에 쓰러져 사망한 사건을 놓고 네티즌 사회가 왈가왈부 하자 SNS 공식계정에 '지금은 목숨으로서 돈을 바꿔야하는 시대가 아니냐'며 무지막지한 말 대포를 날렸다.

10억 네티즌들은 발칵했고 회사 상장지인 뉴욕거래소 앞에는 핀둬둬를 성토하는 피켓시위대 까지 등장했다. 나스닥 시장의 핀둬둬 주가(시가총액)는 순식간에 900억 위안(한화 약 15조원)이나 증발했다. 중국의 제2 부호 황정(黃崢)창립자 몸값도 하룻밤에 265억 위안이 날라갔다.

핀둬둬는 최근 알리바바가 마이그룹(螞蟻, 앤트그룹) IPO 중단 등 당국의 집중적인 제재 압박으로 고전하는 틈을 타 무서운 약진세를 보여왔다. 황정 창립자의 몸값은 마윈을 제치고 중국 2위 부호에 등극했고 시가총액은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을 추월했다. 하지만 호사다마, 자만과 방심이 화를 불렀다.

2020년 12월 29일 신장(新疆) 우루무치에서 핀둬둬(둬둬마이차이 지역공공구매) 배달원 장모 씨가 새벽 1시 30분에 퇴근하던 도중 길에서 배를 움켜잡고 쓰러져 그대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SNS에 숨진 배달원을 애도하는 글과 배달원의 열악한 노동에 대한 갖가지 의견이 게재됐다. 그러던중 2020년 1월 4일 오전 8시 지식공유앱 즈후 SNS의 핀둬둬 공식계정에 '용명환전(用命换钱)' 운운하는 문제의 글이 올라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알리바바 적수로 부상중인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가 배달원이 사망한 뒤 대처를 잘못해 창립 이래 최대의 곤경에 직면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핀둬둬의 대형 옥외 광고물. [사진=바이두] 2021.01.10 chk@newspim.com

'서민들은 누구나 용명환전(用命换钱)하는 것 아닌가. 이건 자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지금은 목숨을 걸고 일해야하는 '용명환전'의 시대다. 노는걸 선택할 수 있지만 후과를 각오해야 한다'. 1월 4일 저녁 지식정보 즈후 SNS 앱은 이 글이 게재된 계정은 핀둬둬 것이 틀림없다고 확인한 뒤 문제의 내용이 4일 8시 19분 49초에 게재됐다가 30초만에 계정주에 의해 삭제됐다고 밝혔다.

'용명환전'은 SNS에서 그저 사망자를 애도하고 배달원의 신세를 한탄하는데 그칠 것 같았던 사건을 창립 이래 판둬둬를 최악의 곤경으로 몰아넣는 세기급 설화가 됐다. 비록 이 글은 눈깜짝할 새인 30초 후 게시자에 의해 바로 삭제 됐지만 그사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캡처가 된 뒤였고 캡처된 이미지는 30분 만에 7억 네티즌들에게 '헤드라인' 뉴스로 배달되면서 웨이보를 들끓게 했다.

2020년 이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던 핀둬둬 주가는 역 V자로 가파르게 곤두박질 쳤다. 나스닥 시장의 이 회사 주가는 1월 4일 들어 6.13% 급락, 시가총액이 134억 달러나 사라졌다.

핀둬둬는 이때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과문 발표 등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즈후 SNS상의 핀둬둬 공식계정으로 발표된 '용명환전' 글은 회사 계정을 공용해온 협력업체 임시직 직원이 개인자격으로 잘못 올린 것으로 회사 차원의 글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다.

이후 어쩐 일인지 숨진 배달원의 부친은 SNS에 딸의 일에 대한 관심에 고맙고 회사가 문제를 잘 처리해줬다며 사회가 더이상 이를 문제 삼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을 띄웠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핀둬둬가 솔직한 해명과 투명한 사후 처리 보다는 변명과 책임전가, 유족 회유에 급급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신화통신사가 잇따른 배달원 사망 사건에 대해 노동권익이 보장돼야한다는 내용의 논평기사를 3일 연속 보도했다.  2021.01.10 chk@newspim.com

핀둬둬 배달원 사망사건은 한 인터넷 회사의 문제에서 노동자 과로사라는 전체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분위기다. 핀둬둬 본사 소재지인 상하이시는 이 회사 인사 노무에 대한 즉각 조사에 착수해 계약서와 배달원 등의 노동시간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관영 중앙TV(CCTV)도 나섰다. 중앙TV는 "행복은 분투 노력하는 데서 나온다. 다만 목숨과 돈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밤샘 노동과 신체 혹사는 금지돼야하며 당국은 이에대해 감독 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관영 통신 신화사도 3일 연속 논평을 내고 배달원 혹사와 사망 사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노동계와 네티즌 사회에서는 차제에 근로자 권익 등 노동 현실을 되돌아보고 '996' 근무제와 잔업 문화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96제'는 9시에 출근해 9시에 퇴근하고 주 6일 근로하는 것으로 2019년 마윈이 처음 제기한 근무제다. 이런 996제가 점점 정부 근로 규정의 기틀을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도 공식적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 주 이틀 쉬는 쐉슈(雙休)를 도입한지가 꽤 오래됐다. 국무원은 쐉슈제에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해 매주 40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기초해 평일 잔업시 통상 임금의 150%, 주말 휴식일 잔업시 200%, 법정 휴일 잔업시 300%의 수당을 지급토록 하고 있다.

가난한 노동자들은 통상 임금보다 높은 잔업 수당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혹사하는 과도한 노동의 유혹에 빠진다. 노동계는 996제 근무환경이 초과근로 수당으로 잔업을 종용하고, 이는 결국 코로나19 희생자와 비교가 안되는 매년 60만 명의 엄청난 과로사를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알리바바 그룹산하 초대형 음식배달 O2O 업체인 얼러머(饿了么)에서도 핀둬둬 배달원 사망 일주일 전인 2020년 12월 21일 배달원이 배달 업무 도중 과로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언론과 네티즌 사회를 들끓게 했다. 흥미롭게도 어러머 역시 당초 배달원이 회사와 직접 관계 없는 인물이라고 발뺌했다가 사건의 파장을 키웠다.

어러머는 근무중 돌연사한 배달원에  대해 겸직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회사와 관계없는 인물이다. 다만 인도적 차원에서 2000위안(34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발표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특히 핀둬둬 배달원 사망과 '용명환전'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서 어러머는 자칫 불똥이 모그룹 알리바바로 번질 것을 우려, 1월 8일 당초 발언을 사과하는 성명을 내고 위로금도 갑자기 300배나 많은 60만위안(약 1억원)으로 올리며 바짝 꼬리를 내렸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