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개 경찰서에서 지역안전순찰 시범 운영
경찰청, 지난 5일 중간 점검…내년 초 전국 확대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1. 지난 10월 8일 낮 12시 서울 은평구 모 아파트 주변을 도보로 순찰하던 경찰관은 한 주민으로부터 딸이 강제추행 당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파트 청소를 하는 50대 남성이 딸을 강제로 껴안았다는 것. 경찰관은 아파트 CC(폐쇄회로)TV 분석하는 등 증거를 확보, 47분 만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2. 지난 9월 29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아파트 일대를 걸어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은 한 주민으로부터 갓길 주차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들었다. 시내버스 차고지 주변 갓길에 버스가 상습적으로 주·정차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관은 버스회사에 연락해 갓길에 세워진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도록 했다. 관할 구청에도 연락, 출·퇴근 시간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하도록 요청했다.
경찰이 지난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지역안전순찰 제도가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를 보완한 후 내년 초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월 21일부터 전국 30개 경찰서에서 지역안전순찰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역안전순찰은 경찰이 걸어 다니며 지역주민을 만나 현장 민원을 듣고, 범죄 가능성을 차단하는 제도다.
기존 순찰이 순찰차를 타고 현장을 돌다가 범죄 발생 기미가 보이면 경찰이 제지하는 수동적인 방식이라면 지역안전순찰은 경찰이 지역주민에게 치안 상황을 묻고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경찰이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찰청] |
경찰관은 낮에 6시간 범위 안에서 담당구역을 걸어 다니며 주민 의견을 청취한다. 단 필요시 순찰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탈 수 있다.
도보와 함께 차량 순찰도 병행한다. 순찰차 1대당 하루 1~2회 순찰하며 근무 중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차에서 내려 반경 500m 범위를 걸어서 살펴본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차량을 이용한 순찰이 문제 해결보다는 막연히 현장을 살펴보는 것이었다면 이 제도는 문제를 발견해서 해결하는 목적지향적이라는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범 운영 30개 경찰서 담당자를 모아서 제도 취지를 설명하고 현장에서 잘 작동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지역안전순찰을 통해 주민 불편 해소와 함께 범죄 발생 감소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범죄는 161만1906건으로 2018년 158만751건과 비교하면 3만1155건 늘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서 취약 요인을 개선하자는 게 이 제도 목표"라며 "지역 내 문제점 해결에 중점을 두며 범죄 감소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지역안전순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청장은 공식 석상에서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찰 활동 중심축을 범죄 예방에 둔다고 강조하고 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