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韓 시장 60% 차지
삼성·LG, AI·보안·스마트홈 연동으로 시장공략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와 삼성·LG전자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모바 등 중국 업체들이 성능 대비 합리적 가격의 제품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보안 등의 기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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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국 가전브랜드 모바(MOVA)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산언하며 신제품 'Z60 울트라 롤러'를 공개했다. 2025.08.20 aykim@newspim.com |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진출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의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10~20% 안팎에 머물러 있다. 가격 경쟁력과 라인업에서 앞선 중국 업체들이 소비자 선택을 빠르게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모바·드리미, 이달 연이은 신제품 출시로 국내 시장 공략 강화
특히 모바(MOVA)와 드리미는 이달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국내 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가전브랜드 모바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신제품 'Z60 울트라 롤러'를 공개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제품은 25.6㎝ 롤러형 물걸레를 장착해 동급 경쟁사 대비 약 1.7배 넓은 면적을 청소할 수 있으며, 자체 하이드로포스 시스템으로 걸레를 실시간 세척하고 오염수를 즉시 제거해 위생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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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국 가전브랜드 모바(MOVA)의 신제품 'Z60 울트라 롤러'가 움직이고 있다. 2025.08.20 aykim@newspim.com |
또 업계 최초로 '오토실드' 기능을 도입해 카펫 위에서는 물걸레가 자동으로 들어올려진 뒤 차단판으로 덮여 오염을 이중 차단한다. 8㎝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주행 능력, 최대 2만8000파스칼(Pa) 흡입력, 96㎜ 저가구 공간 진입 가능성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모바는 제품 성능 외에도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조했다.
이상엽 모바 한국 사업개발 리더는 "TUV SUD 인증을 확보했고 카메라 이중잠금장치를 적용했다"며 "국내법을 충족하는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모바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 안착에 주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다음날인 오는 21일에는 드리미가 '매트릭스 10 울트라'와 '아쿠아 10 울트라 롤러' 등 신제품을 공개한다. 드리미는 합리적 가격대와 프리미엄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 1~2인 가구와 온라인 중심 소비층을 공략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LG 반격...AI·보안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삼성과 LG는 차별화된 기능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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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AI 제트봇 스팀'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최신 제품에 AI 청소 경로 최적화, 카메라 기반 공간 인식 기능을 적용해 스마트홈과의 연동성을 강화했다.
새로운 프리미엄 로봇청소기인 '비스포크 AI 제트봇 스팀 울트라'가 대표적이다. 청소 중 카메라를 사용하며 스마트싱스로 가정 모니터링 기능을 지원한다. 보안을 위해 다계층 보안 시스템 '삼성 녹스'도 적용했다.
LG전자 역시 자사 가전 생태계 'UP가전'과 연동되는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단순 청소를 넘어 집 전체 관리 허브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카메라·센서 기반 제품 특성을 감안해 데이터 보안 기능을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보안성과 기술력,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 승부처는 '브랜드 신뢰와 서비스'
업계는 한국 시장에서 성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브랜드 신뢰도와 사후 서비스망(AS)을 꼽는다.
중국 기업들이 혁신적 기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히더라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AS의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안 문제를 중요하게 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모바가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보안 인증과 카메라 잠금장치 등을 적극 홍보한 것도 이 같은 소비자 인식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과 가격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국내 기업들은 품질 신뢰와 서비스 경쟁력으로 방어하는 그림"이라며 "향후 2~3년간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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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
가전업계에서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스마트홈 경쟁의 핵심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기업들은 단순 청소 기능을 넘어서 스마트홈 연동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 기능이나 가격 경쟁만으로는 승부가 어렵다"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사후 지원 체계, 나아가 스마트홈과의 연동 생태계까지 종합적인 가치가 소비자 선택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