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작년 '800V DC' 컨소 구축 발표
베라·루빈 탑재 차세대 랙 800V DC만 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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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전력체계 변화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공급망의 판도를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AC(교류) 방식의 배전장비 역할이 축소되고 고전압 처리용 전력반도체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한편 액체냉각 입지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MW급 전력 수요, AC론 한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체계 변화 담론은 작년 5월 엔비디아가 고전압 DC(직류) 공급업체 컨소시엄 구축을 발표하면서 물살을 탔다. AI 연산 수요의 급증으로 단일 랙에서 요구되는 전력이 현재 최대 140KW대에서 MW급으로 폭증이 예상되는데 기존 체제로는 이같은 전력을 물리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게 그 배경이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전력체계는 415V 혹은 480V AC(시설 배전; 변압기·배전반·스위치·기어 등 랙에 도달하기 전의 건물 수준 배전 인프라)다. AC는 전압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장거리 송전에 유리해 전력망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서버와 GPU는 최종적으로 DC로 작동해 변환 단계마다 에너지 손실이 발생했다.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 비효율이 걸림돌로 부각됐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800V 고전압(시설 배전) DC 체계'는 현재 전력전송 과정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이다. DC 방식으로 처음부터 공급하면 변환 단계가 줄어 에너지 손실이 감소한다. 여기에 800V 고전압을 적용하면 같은 전력을 낮은 전류(전력=전압×전류)로 전달할 수 있다. 전류가 낮아지면 전력 전송에 쓰이는 구리 케이블을 가늘게 할 수 있다.
◆고전압으로 해소, 엔비디아계 착수
기존 AC 체계에서는 랙마다 PSU(전원공급장치)가 AC를 48~54V DC로 바꾸고, 이를 다시 12V로 낮춘 뒤 최종적으로 1V 미만으로 변환해 GPU에 공급했다. 기존 체계는 다단계 변환으로 에너지 손실이 누적되는 데다, 48~54V라는 저전압으로 MW급을 랙 내부에서 배전하려면 구리 200kg이 필요하다. MW급 배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800V DC 체계는 이 구조를 단순화한다. 시설에서 랙까지 800V로 직송한 뒤 랙 내부에서 곧바로 12V로 변환해 단계를 줄인다. 시설→랙 구간도 DC로 통합되므로 고전압을 유지해 구리 사용량도 줄인다. 구리 사용량이 줄어듦은 물론, 변환 단계의 축소로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와 오라클 등 10여곳과 파트너를 꾸려(작년 10월 발표) 800V DC 전력 체계 구축에 착수한 상태다. 관련 체계는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GPU(화상처리장치) 아키텍처 '베라·루빈'과 이를 위한 랙 체계 '카이버'가 구동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루빈 GPU 중에서도 최고급 기종에 해당하는 루빈 울트라 576개가 들어간다고 한다.
엔비디아의 관련 행보가 업계에 파급을 일으킬수 밖에 없는 건 AI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 때문이다. 카이버 랙은 800V DC 체계에서만 구동되도록 설계됐고 이는 곧 루빈 울트라를 도입하려는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관련 인프라를 갖추지 않으면 최신 GPU를 쓸 수 없게 된다. AI 인프라 업체들이 800V DC 데이터센터 설계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AC 장비 축소, 고전압 부품 부상
공급망 측면에서 이번 전환의 본질은 증설보다는 교체에 방점이 찍힌다. 그래도 그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전환이 단순한 인프라 확장이 아니라 변압기부터 차단기, 케이블, 냉각 시스템까지 전 공급망에서 필수적인 기술 교체를 수반한다"고 분석했다. 새 표준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비 업체는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는 셈이다.
▶②편에서 계속됨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