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창구' 지목된 사업가 기모 씨·김모 씨 두 번째 소환
'잠적' 정영제 전 대체투자 대표 행방 확인에 수사력 집중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권과 법조계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사건 관련자들을 잇따라 조사하며 정·관계 로비 의혹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또 다른 핵심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전 대표 신모 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잠적한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의 행방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자료사진[사진=뉴스핌DB] 2020.10.19 obliviate12@newspim.com |
◆옵티머스가 추진 시도했던 '금산 화상경마장 사업' 과정 로비 의혹 수사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전날 옵티머스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사업가 기모 씨와 김모 씨를 각각 피의자 신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두 번째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마련해 준 서울 강남구 N타워 소재 사무실을 드나들며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와 함께 옵티머스가 추진하는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치권 등에 로비를 시도하고 옵티머스와 법조계 인사들을 연결시켜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옵티머스 이사로 있던 윤석호 변호사를 비롯한 옵티머스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 이들 소환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특히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 세 사람은 옵티머스 이권 사업에 개입할 뿐 아니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개입을 시도했다"는 취지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들은 지난 2018년 말 옵티머스가 투자한 한국마사회 충남 금산 장외발매소 설립 및 금산 온천테마파크 등 건립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기 씨는 이 사업 시행사 M사 대표이사로 활동했으며 김 씨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지역 의회 등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금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기 씨 등이 정관계 인사에 로비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은 두 사람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사무실 출입 기록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인물' 연예기획사 전 대표 조사 방침…'잠적' 정영제 행방 쫓는 검찰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이들보다 핵심적인 '로비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신 전 대표와 정영제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에 대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옵티머스에 정치권과 법조계를 연결해 준 의혹을 받는 신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먼저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신 씨가 옵티머스 부정거래 등을 은폐하기 위해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고 이를 대가로 김재현 대표로부터 거액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포함한 10억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과거 옵티머스 자금 연루 의혹을 받는 '성지건설' 횡령 사건과 관련해 신 전 대표가 '수사 확대를 무마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인맥을 과시했다는 취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과거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며 소속 연예인들이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전 국무총리 측 선거운동에 참여하며 정치권과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씨는 옵티머스 의혹이 불거지자 행방이 묘연했으나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로비 활동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잠적한 것이 아니라 한동안 골치가 아파 휴대전화를 꺼 놓았을 뿐"이라며 "가만히 있으면 내가 다 뒤집에 쓰게 생겼다. 검찰에서 부르면 출두해서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아울러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후 잠적한 정영제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영제 대표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위조하고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정 대표는 특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NH투자증권과 옵티머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관련자들에게 금품을 건네는 등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잠적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국으로 밀항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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