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중대 재정 사태 초래하는 경제 위기로 변해"
최빈국 올 상환 부담 60%는 중국 것... 상환유예 동참해야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경제학자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 위기(공황)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르멘 라인하트 WB 수석 경제학자는는 지난 15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금융 위기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심각한 재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중대한 경제 위기로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사진=하버드 대학] |
중앙은행이 채권 수익률을 낮추기 위해 채권을 사들이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제로섬 게임'이지 않냐는 질문에 라인하트 수석은 "이것은 일종의 전쟁인데, 이럴 때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전쟁 비용을 조달해야 하며 지금 당장 절실하다"며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은 지속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세계 부유국들이 최빈국의 채무 상환 유예를 올해 말 이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는 1년 연장을 요청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WB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빈국은 올해 상환해야 할 돈의 60%가 중국에 진 빚이다. WB 총재는 지난 8월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투명하지 않은 조건과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높은 금리로 많은 대출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부채 상환 유예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하자 라인하트는 "중국이 사실상 관여했지만 충분하지는 못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요 채권자인 중국개발은행은 이러한 세계은행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완전한 참여는 우리가 노력해야 할 사안이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WB 수석이코노미스트에 취임한 라인하트는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발간한 2009년 베스트셀러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 Eight Centuries of Financial Folly)'로 잘 알려져 있다. 책에서 그는 세계 금융 위기의 역사를 8세기에 걸쳐 짚으면서 정부의 채무 불이행과 경기 침체, 은행 부도(Bank runs), 통화 투매, 인플레이션 폭등 등이 역사적인 금융위기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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