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인프라 투자 정책, 건설장비 수요 증가 자극
경기회복으로 전국적 전기 사용량 증가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의 굴삭기 판매량 증가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 전력 사용량도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건설장비와 전력 수요 급증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중국 건설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8월 25개 주요 굴삭기 제조업체의 월간 판매량이 2만 900대에 달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1.3%나 증가한 수치다. 앞서 4~7월에도 굴삭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올해 1월만 해도 굴삭기를 포함해 크레인, 화물적재기, 불도저 등 12개 주요 건설장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2월에는 감소폭이 44.8%로 확대됐다. 그러나 3월을 기점으로 건설장비 판매량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쑤쯔멍(蘇子孟) 중국 건설기계공업협회 부회장은 "올해 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설장비 매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중국의 방역의 성공으로 각 지역의 건설과 여러 공사가 재개되면서 3월 굴삭기, 지게차, 건설용 승강기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6월에도 각종 중장비 판매량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굴삭기 판매량 급증에 건설장비 제조업체의 매출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중국 '굴삭기 대왕'으로 불리는 삼일중공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7% 늘어난 491억8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5.48%가 증가한 84억6800만 이안으로 집계됐다.
전력 사용량도 폭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8월 일일 최대 발전량이 246억kWh에 달했다. 지난해 일일 최대 발전량보다 6억8600만kWh가 늘어났다.
8월 17일엔 톈진, 산둥, 상하이, 장쑤, 저장, 안후이, 후베이, 후난, 장시, 산시, 쓰촨 및 충칭 등 12개 성에서 최대 전력 사용량 사상 최고 기록이 30차례 경신됐다.
멍웨이(孟瑋)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전력 사용량 급증은 여름철 고온에 따른 에어컨 사용 증가와 경기회복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궈리리(郭麗麗) 톈펑증권 애널리스트도 "3월 이후 전력 사용량의 V자 반등은 각 기업과 공장의 업무 복귀가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굴삭기 판매량 역시 경기 회복 판단의 척도로 여겨진다. 3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굴삭기 판매량 증가세는 코로나19로 멈춘 각종 건설 프로젝트와 투자 사업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동산 투자와 인프라 건설이 굴삭기 등 건설장비 수요를 직접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타오보(陶波) 중은국제(中銀國際)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굴삭기 업종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건설장비 업계엔 '불황도 호황, 호황은 더 호황'인 특징이 나타난다"라고 건설장비 산업 현황을 소개했다.
굴삭기 시장의 호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신문망은 7월 말 중국 정부가 방역특별국채를 발행 한 이후 각 지방정부의 지방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올해 8월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1조1997억 위안으로 7월보다 9275억 위안이 늘었다. 5월에 이어 우러간 지방채 발행 규모가 또다시 1조 위안을 돌파했다.
타오보 애널리스트는 "지방채 발행 증가는 인프라 투자 규모 확대로 이어진다. 여기에 고온의 날씨, 수해현장 복구 수요가 겹치면서 건설장비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건설 등 전통 인프라 투자 외에 신(新)인프라로 불리는 첨단 산업 육성정책 역시 건설장비 업계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 커니는 중국의 전기충전소, 5G 기지국 건설 등 첨단 기술 서비스 보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으로 소형 건설장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