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예정가격 30% 인하...최소보장액 변동 하한도 없애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인천공항공사가 제1터미널 신규 면세사업자 재입찰에 나선다. 기존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여객수요 정상 회복시까지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납부하게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공식 게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16 hrgu90@newspim.com |
이번 입찰 대상은 지난 1월에 공고된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총 33개 매장(6131㎡)이다.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 중소·중견 사업권 2개(DF8·DF9)로 구성돼 있다.
공사는 코로나19으로 이용객이 급감한 상황을 반영해 재입찰 조건을 대폭 조정했다. 먼저 운영 효율성이 낮아 사업자들이 기피하는 탑승동 매장은 이번 입찰 대상에서 제외했다.
임대료의 경우 예정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지난 1차 입찰시보다 약 30% 낮췄다. 또 여객증감율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애 여객감소시 사업자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공사는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작년 월별 여객수요 60% 이상으로 여행객 회복 전까지는 최소보장금이 없는 영업료만을 납부하도록 하는 과감한 조건을 제시했다. 영업료는 월별 매출액에 판매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값이다.
사업자의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코로나19 위기 종료 이후 계약기간 중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여객이 40% 이상 감소할 경우엔 임대료를 여객감소율의 절반에 상당하는 비율만큼 즉시 감면한다는 조건이다.
계약기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최대 10년간 운영이 가능하다. 5년의 기본계약기간에 더해 평가결과를 충족하는 사업자가 요청하는 경우 추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입찰결과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요건(상품·브랜드 구성, 고객서비스·마케팅, 매장구성·디자인 등)과 입찰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된다.
일반 대기업은 사업제안서 60%, 입찰가격 40%로 평가하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사업제안 80%, 입찰가격 20%로 가격평가 비중을 낮춰 가격 제안부담을 완화시켰다.
한편 4기 사업자부터는 관세청 면세특허 심사 절차를 통과한 이후 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는 공사와 관세청이 기존 순서(공사와 계약 후 특허 심사)를 변경한 것이다. 계약 체결을 특허심사 후에 하게 됨으로써 사업자는 임대보증금 추징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사업 전반의 어려움을 공감하여 금번 입찰에는 예정가격을 인하하고 다양한 부담 완화방안을 마련하는 등 공항 상업생태계의 존속에 중점을 뒀다"며 "향후 코로나19가 정상화되고 여객수요가 회복될 경우를 대비하여 면세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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