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5130미터 고지 넘어 오토바이 여행 5천 미터 왕복 화제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장정들도 쉽게 꿈을 못 꾸는 쓰촨(四川)~시짱(西藏) 왕복 5000미터 고산 지대를 아들과 오토바이로 여행을 한 84세 쩡(曾) 할머니의 용기있는 도전이 중국 대륙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낙산대불로 유명한 쓰촨 러산(樂山)에서 시짱 라싸(拉萨)에 이르는 318 일반 도로는 해발 5130 미터의 설산 동다산(东达山)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다. 고산반응 때문에 건강한 사람 조차도 숨을 쉬기가 힘든 곳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명체가 서식하지 않는 지대', 사선을 넘나드는 길로 불린다.
54세의 아들(宋健挥)은 어느날 84세 노모의 남은 여생 가장 큰 소원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어머니는 죽기전에 한번 시짱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평생 농사 일에만 파묻혀 살아온 늙으신 어머니가 이런 엄청난 꿈을 꾸고 있을 거라고 상상 조차 하지 못했다.
'쓰촨 러산시에서 출발해 해발 5130미터의 추위와 고산반응이 위협하는 동다산을 통과하는 길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이다. 84세라고 하면 여행사들도 처음부터 여행 신청을 고사한다. 과연 노모가 이 여행을 견뎌낼 수 있을까. 더욱이나 집안 사정상 오토바이를 이용해야하는 형편인데...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84세의 중국인 쩡노인이 아들께 함께 오토바이로 해발 5130미터의 고산지대를 넘어 쓰촨~시짱 라싸간 왕복 5천미터의 여정을 성공리에 마무리, 중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2020.07.27 chk@newspim.com |
이웃들은 객사를 각오해야할지 모른다며 쩡 할머니의 행동이 무모하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아들은 노모의 꿈을 외면할 수 없었다. 몇날 며칠 잠을 못자고 좌고우면 하던 끝에 아들은 마침내 84세의 모친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사선의 갈림길로 여겨지는 동다산을 넘어 시짱 라싸로 가는 생명을 건 모험에 나섰다.
쩡 할머니가 시짱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눈보라와 오프로드 빙판길, 산소 부족 등의 악조건으로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힘들때 파란 하늘과 설산, 초원, 야크 무리가 친구가 돼줬다. 쩡 할머니는 2000여 미터의 힘든 여정을 거쳐 마침내 라사 푸다라궁 앞에 섰다. 그러고 나서 아이와 같은 탄성을 터트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84세 쩡 할머니는 몸으로 보여줬다. 나이라는 사슬을 끊고 꿈을 쫓아 일탈의 용기를 낸 그녀는 "백발의 아가씨"다. "일어나라. 도전하라. 아름다운 세계와 만나라". 얘기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쩡 할머니의 멧시지는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인생은 단 한번 뿐인데 사람들은 나이와 직장, 돈, 아이 육아 등 온갖 이유로 너무 일찍 많은 것들을 포기 하고 덧없이 세월을 보냅니다" 쩡 할머니는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나이에 굴복하지 않고 모험에 나서라고 권유한다. 해발 5000미터 마의 동다산을 넘은 쩡 할머니의 라싸 여행기는 80세가 넘어 어떻게 살아야할지 살아있는 교본이 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