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와 신윤복의 '미인도'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에서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을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공동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코로나19 감염증 수도권 집중 방역으로 공공이용시설 휴관이 실시된 지 55일만에 재개관하는 박물관의 첫 기획전이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완화 결정에 따라 실내외 관람시설이 재개관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도 22일부터 관람객과 만난다.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교과서에서만 보던 우리 유물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지정된 국보·보물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을 공개한다.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일부 작품은 보존 차원에서 교체되기 때문에 전시가 소개하는 국보와 보물을 다 보려면 적어도 두 번은 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전시에 참가한 기관·개인·사찰 등 문화재 대여 기관만 총 34곳이나 된다.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우리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보게되는 이번 전시는 ▲역사를 지키다 ▲예술을 펼치다 ▲염원을 담다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전시는 우리 문화를 기록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로 시작한다. 마침내 국보로 승격된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 옥산서원 소장)와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 연세대학교 소장)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국립고궁박물관·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등 다양한 역사기록물이 전시된다. 특히 실록이 지닌 위대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상세히 전시장에 담았다.
찬란했던 우리 문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예술을 펼치다'에서는 고려 초기의 청자 제작을 보여주는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를(국보 제326호, 이화여자대학교 소장),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부몰 제1932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 한국 도자 공예의 뛰어난 기술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려청자를 선보인다.

아울러 우리 강산의 모습을 담은 조선시대 실경상수화와 풍속화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1676~1759)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에서는 시적 정취가 가득한 우리 강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1일부터 오는 8월 11일까지 전시한다.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1987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만나볼 수 있음과 동시에 김득신(1754~1822)의 뛰어난 관찰력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꾸던 이상향을 그린 '이인문 필 강상무진도'(보물 제202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전체 길이 8.5m 달하는 대작으로 주목된다. 학예일치의 경지를 보여주는 김정희(1786~1856)의 '김정희 필 난맹첩'(보물 제198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묘사된 '신윤복 필 미인도'(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가 공개된다. 여인의 전신을 초상처럼 그린 작품은 드물며 치밀한 심리묘사와 매끈하고 부드러운 필치, 은은한 담채가 어우러진 격조 높은 그림이다. 이 작품은 8월 12일부터 9월 3일까지 전시된다.
불교 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도 소개한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와 17세기 호남의 승려 장인을 대표하는 무염 스님이 조각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도 볼 수 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우리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국립박물관이 지향해온 우리 정체성을 확고히 보여준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 전시 안 보시면 일생일대의 손해"라며 "일부 작품이 전시 기간 중 교체되니 두 번은 꼭 봐야 할 거다. 2017년(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신국보보물전 2014~2017) 이후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두 번째로 개최하는 국보·보물전이다. 5000년 역사의 DNA가 켜켜이 쌓인 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관람인원을 200명으로 제한·운영한다.

전시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다양한 '온라인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SNS에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이 직접 국보와 보물을 설명하는 영상도 공개된다. 이는 8월 중 네이버TV를 통해 전시 기획 의도와 주요 전시품 등을 소개한다. 또한 문화재청에서도 자체 선정한 주요 전시품 30건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를 21일부터 다음갤러리에서 열 예정이다.
국보와 보물의 궁금증을 풀어줄 온라인 강연회도 3회(7월 29일, 8월 5일, 8월 13일) 마련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