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전량 넘기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조 사장의 누나인 조희원 씨가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표했다.
'형제 경영에 변함없다'는 그룹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누나의 의지지만 그럼에도 재계 일각에선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따르면 조희원 씨는 "본인은 어느 한쪽편이 아니다. 중립 입장"이라는 입장을 그룹에 전달했다.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쪽 중립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 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과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맡아왔고, 조 부회장인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으로 '형제 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조 사장이 지난 26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조 회장의 지분(23.59%)을 전량 인수하며 그룹 최대 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의 지분은 당초 19.31%로 형인 조 부회장(19.32%)과 거의 같았지만 42.9%로 늘어났다.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장녀 조희경 씨 지분 0.83%, 조희원 10.82% 등을 포함해 총 73.92%다. 국민연금 7.74%와 소액주주 등이 약 25%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조희원 씨 등과 손잡고 지분 인수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조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19.32%)에 조희원 씨(10.92%)와 조희경 씨(0.83%), 국민연금(7.74%) 등을 확보할 경우 38.71%까지 늘릴 수 있으나 그래도 조 사장(42.9%) 지분에는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조희원 씨가 중립 입장을 보일 경우 사실상 조 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을 쥐는 것은 확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형제 경영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조 부회장이 누나들과 연대해 반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지분 확보 가능성까지 염두해 조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전량 조현범 사장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조희원 씨의 중립 입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 같다"라고 해석했다.
조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부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맡아오다가, 지난달 23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조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해온 이수일 사장의 단독 경영 체제가 됐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