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챌린지(challenge)'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챌린지가 쏟아지고 이를 맥락 없이 소비하면서 그 의미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우리말로 '도전'을 뜻하는 '챌린지'는 특정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이어가는 행위를 일컫는다. 시발점은 2014년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비롯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자는 의미를 담은 '레몬 챌린지', 어려운 화훼 농가를 위해 꽃을 구매해 선물하는 '부케 챌린지'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한 배우 현빈(위)와 원빈 [사진=오앤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유튜브 영상 캡처] |
시초가 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알 수 있듯 '챌린지'의 출발은 사회적 인식 변화나 기부 등 공익성을 띠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수 지코의 노래 '아무노래'에 맞춰 안무를 따라 하는 '아무노래 챌린지'나 돌려차기로 병뚜껑을 여는 '병뚜껑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챌린지는 특별한 의미 없이 단순 재미를 목적으로 한다.
문제는 이런 '챌린지'가 쏟아지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대중이 늘어났다는 데 있다. 특히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상업적 '챌린지'의 증가는 부정적 인식까지 심어줬다. 김선화(31)씨는 "이제 챌린지는 그냥 넘긴다. 너무 많아지니까 본 취지는 사라지고 그저 관심을 끌고 이익을 취하려는 SNS 홍보용 같다. 그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대한민국에 없는 챌린지 찾는 게 쉬울 듯"(hjc9****) 등의 반응도 쉽게 볼 수 있다.
'챌린지'가 무의미하단 인식에는 두 얼굴(?)의 스타들도 한몫했다. 일례로 최근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아스트로 차은우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이태원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시즌 청담동에서 지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배우 이민정, 가수 효민 역시 앞서 '덕분에 챌린지'로 의료인을 응원했다.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아스트로 차은우(왼쪽)과 배우 이민정 [사진=차은우 인스타그램·이민정 인스타그램] |
독립·예술영화와 상영관을 독려하기 위해 시작된 '독립예술영화 챌린지'에 참여한 몇몇 배우에게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출연료 좀 낮춰서 영화, 드라마 스태프 좀 도와줘라. 개런티 수억씩 버는 분들이 저런 캠페인은 좀 위선적"(youw****), "독립영화 챌린지하고 상업 영화만 출연하고 좀 낯부끄럽지 않으냐"(a514****)고 지적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챌린지는 일종의 밈(Meme) 컬처'의 하나로 다양한 양상으로 퍼졌다. 이것을 챌린지 의도, 색깔의 변질이라곤 볼 수 없다. 다만 너무 상업성이 짙게 변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는 있다"며 "모든 문화는 좋은 방향으로만 흐르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비판과 견제에 의해서 균형이 맞춰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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