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식용유 가격 4배 상승…北 주민들 공황상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식품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북한의 북중접경 폐쇄, 밀무역 중단 등 '밀봉' 조치의 여파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식용유를 비롯한 기초식품 가격이 배 이상 뛰어올랐다"며 "식용유는 5리터짜리 1통에 코로나19 사태 직전에는 3만원(북한 화폐 기준)이었는데 지금은 12만원으로 가격이 폭등, 사람들이 공황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북한 농촌지역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평양에서의 시장환율은 1달러가 8470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식용유 5리터 1통 값을 추산해보면 약 15달러인 셈이다.
아울러 RFA가 접촉한 소식통은 식품값 상승에 이른바 '돈주'(신흥부호층) 등에 의한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식품값이 너무도 가파르게 오르자 돈 있는 사람들이 식품매대에 몰려 대량으로 구매해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가격이 하루아침에 배로 뛰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상인들도 식용유를 비롯한 기초식품 가격이 요즘처럼 며칠 만에 배로 뛰는 것은 처음 봤다며 놀라고 있다"고 했다.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도 "밀수가 제일 활발해 내륙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국경도시에서도 식품가격의 급등 현상은 피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국가기관의 밀수와 보따리 상인들의 밀수가 중단되면서 대부분의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쌀값은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봄철 춘궁기인데도 입쌀 값은 가파르게 오르지 않았다"며 "혜산과 무산 일대의 장마당에서 입쌀 한 키로가 6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쌀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량으로 중국산 쌀을 수입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국제무역센터(ITC)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2019년 9월 한 달 동안 약 1000만 달러(117억원)어치의 중국산 곡물을 수입했다"며 "이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0%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분석한 바 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