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제작업체, BTS 소속사 상대 소송서 승소
"아마존서 직접 배포·판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원에서 이미 제작·판매를 금지한 가수 방탄소년단(BTS) 관련 상품이 아마존에서 판매되더라도 제작업체가 직접 유통한 것이 아니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유정훈 판사는 잡지·DVD 등 제작업체 A사가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앞서 A사는 BTS 관련 잡지·DVD 등 상품을 제작·판매하다가 지난 2018년 8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도서출판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당했다. 이후 A사는 '관련 제품들의 제작·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원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같은해 11월 법원에 "A사는 화해권고 결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했다"며 "위반행위 1일당 30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간접강제 결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A사가 지난해 5월 15일부터 6일간 'BTS 빌보드 에디션' 잡지를 유통했다며 강제집행을 위한 집행문 부여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에 A사는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 후 해당 잡지를 제작·판매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사가 제작한 잡지가 아마존 등에서 판매 가능한 상태로 게시된 것은 맞지만 A사가 직접 이를 배포하거나 판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유 판사는 "A사가 앞서 빌보드 에디션 잡지 등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잡지에 사용된 사진과 디자인 소유권이 A사에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주기도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A사가 간접강제 결정 후 해당 잡지를 제작·판매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접강제 결정은 A사에 대한 잡지 인쇄·제작·복제·판매·수출·배포 등 일정한 행위를 금지할 뿐"이라며 "A사가 제3자에게 해당 기간 잡지를 공급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 한 제3자가 잡지를 판매했다고 해서 A사가 간접강제 결정에서 정한 부작위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