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란이 핵무기 한 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IAEA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현재 농축 우라늄 1020.9kg을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허용되는 저장량인 202.8kg(우라늄 동위원소 기준)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는 이란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NYT는 이란이 확보한 농축 우라늄을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핵무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농도 증강과 운송 수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A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핵무기 한 개를 만들기 위해 확보한 우라늄의 농도를 90%까지 올려야 하는데, 미국 비영리 단체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를 위해서는 3~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핵탄두와 장거리 운송 수단 등을 제작하는 데에도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고 이를 감추지 않은 것은 실제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유럽과 미국 정부에 제재 완화를 압박한다는 계산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고 있다.
한편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시설 추정 장소 3곳을 신고하지 않았고 지난 1월에는 이들 시설 중 두 곳이 사찰단의 방문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후 단계적으로 핵합의 이행 축소 조치를 취하면서 유럽 서명국들에 제재 완화를 압박했다.
이어 올해 초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무인기에 폭사한 후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 이상 지키지 않는다"며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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