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제한으로 5억 넘는 분양금 자체 마련 사실상 힘들어
현금부담 비중 높으면 조사대상..증여 시 납세 증명해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로또 단지′로 꼽히는 경기도 과천제이드자이와 서울 마곡9단지의 당첨자들이 대거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청약 조건에 소득 제한을 둬 당첨자가 보유 자금만으로 분양가를 모두 부담하긴 쉽지 않다. 이달부터 자금조달계획서 검증이 까다로워진다는 점에서 부모의 불법 증여가 다수 적발될 공산이 크다. 수억 원을 받고 증여세 납부를 증명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는 물론 자칫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제이드자이 청약자들은 자금조달계획서 작성을 두고 고민이 커졌다. 자금조달계획서 검증을 한층 강화돼 무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019.02.15 kilroy023@newspim.com |
이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분양 단지로 지난 2일 실시한 특별공급에만 515가구 모집에 1만2976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 아파트로 소득기준을 충족해야 청약 대상이 된다. 전 세대 전용 60㎡ 이하인 제이드자이는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모두 소득기준 적용을 받는다. 3인 이하 세대라면 월 소득이 555만원(월평균소득액의 100%)을 넘어서면 안된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666만원(120%)까지 허용된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기준 5억 초반대다. 문제는 월 555만원 이하를 버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들은 5억초반대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월 5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해도 한 푼도 쓰지 않고 10여년을 모아야 5억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대출이나 부모 도움없이 계약이 힘들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부모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으면 계약이 수월했지만 이달부터 대가없이 부모의 도움을 받으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과 과천은 투기과열지구로 지난달 출범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의 집중 조사지역이다.
정부는 지난 12.16대책으로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을 세분화했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3억원 이상 주택 취득시 자금조달계획서에 증여·상속 제공자와의 관계, 현금 등 자산 종류, 지급수단을 상세히 적어야 하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구분도 명확히 해야 한다.
9억원 초과 주택만 추가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등 조사강도를 더 높였다. 다만 제이드자이나 마곡9단지와 같이 9억원 미만 단지라도 이상거래로 판단되면 자금출처를 샅샅이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거래 판단 기준'은 비공개다. 판단 기준이 공개되면 이를 회피해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과천제이드자이 자금조달계획서 |
제이드자이의 경우 자산기준은 부동산과 자동차에만 해당한다. 부동산의 경우 주택이나 땅, 상가 등의 공시가격 합이 2억1550만원을 넘으면 청약할 수 없다. 여기서 전세금이나 현금자산은 제외된다. 자금조달계획서에 현금부담이 지나치게 높다면 불법행위대응반의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 국토부는 원칙적으로 부모에게 5000만원 이상 받으면 세금을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부부간 증여는 6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고, 직계존비속 증여는 5000만원까지다.
오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일정에 돌입하는 마곡9단지도 전 세대 9억원 미만 단지다. 전용 59㎡는 5억원 초반대, 84㎡는 6억 중후반대다. 마곡9단지는 도시개발지구로 소득기준만 적용하고 자산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미만 주택이라고 해서 자금조달계획서 조사강도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9억원 미만 주택이라고 해도 이상거래로 판단된 거래는 즉시 조사에 착수해 제대로 증명되지 않은 증여, 상속 금액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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