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궁능으로 확대되는 유니버설디자인, 기대 속 우려 왜

기사입력 : 2020년02월23일 09:01

최종수정 : 2020년02월23일 13:59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
문화재 훼손 우려도…장애인 우선 고려 필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궁과 능, 유적지 관람에 차별이 없도록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쉽게 말해 궁궐과 능, 유적지를 관람할 때 장애가 없도록 구조 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궁과 능으로 확대된 서비스에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의 총 예산은 확정된 바가 없지만 올해는 5억원이 투입된다. 덕수궁과 태릉에 우선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창경궁 '무장애공간 조성사업'(보행시설정비, 문화재 촉각모형제작 등) 및 선정릉 '유니버설디자인 안내체계 개선사업'(유니버설 디자인 안내판 설치 등)을 완료하고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선정릉 종합 안내판 [사진=문화재청]2020.02.21 89hklee@newspim.com

현행 문화재보호법 상 문화재 공간은 장애인 편의법에서 제외되는 시설이다. 그렇지만 이번 정부는 장애인 시설에 대한 복지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에 방점을 두고 있다.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 역시 정부혁신 과제로 국민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향유하는 유적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안성준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 팀장에 따르면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018년과 2019년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21개 조선왕릉의 무장애 공간 연구를 맡았다.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제출했고 이를 기준으로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마쳤다.

안 팀장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문화유적지의 시각적 부분을 신경 쓴다. 문화 유적지에서는 해설 서비스가 진행되고, 동선이 있다. 이 동선에 한해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파이프 형태로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촉감으로 이동 방향을 제안하기 때문에 문화재 공간에서 눈에 띄는 점자블록보다는 심미적으로도 낫다. 해외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실과 매표소는 문화재가 아니다. 문화재를 이용하기 위한 부속건축물이다. 현재 이 시설들도 장애인편의법 대상에 포함되도록 개정법이 상정돼있다. 지난해 12월 23일 김명연 의원실에서 접수했으며 소관위 심사에 제출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창경궁 경사로 [사진=문화재청] 2020.02.18 89hklee@newspim.com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과 연령, 언어, 장애에 차별 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설계다. 직관적이고 편리하고,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궁과 능으로 확장된다는 소식에 사회 소수층도 반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김훈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정책팀 선임연구원은 실제 궁과 능에 가보면 시각장애인이 혼자 관람할 수 없는 체계라고 지적한다. 어느 위치에 어떤 유물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고 점자 안내와 점자 책자 비치도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훈 선임연구원은 "선릉에 지난해 시범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안내체계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점자블록 1개가 그냥 바닥에 박혀있는데 1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제가 선릉 가서 투어를 혼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거다. 편의시설이 띄엄띄엄 있고, 화장실에 가려고 해도 안내 점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애인 단체도 위원회로 들어가 논의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문화재청,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의견을 반영하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하다"며 "문화재라는 특수 공간에 장애인이 요구하는 점자블록을 곳곳에 설치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니버설 디자인, 베리어프리를 감안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창경궁통명전모형 [사진=문화재청] 2020.02.21 89hklee@newspim.com

문화재에 외부 디자인을 설정하거나 덧붙이는 경우 '훼손'이라는 논란도 따라올 수 있다. 이를 잘 풀어야 하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숙제다. 익명을 요구한 척추장애인은 "문화재 보존위원회와 계속 부딪힌다. 그들은 '문화재는 보존해야 한다. 흠집을 내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계승·발전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계승만 생각할뿐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장애인은 한 곳이라도 제대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아쉬어했다. 그는 "궁과 능에 가면 힐링도 되고 정서적으로 큰 도움을 받는다. 장애인 중 80~90%가 비장애인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비장애인이 느끼는 정서적 포근함을 다 아는 사람들인데, 장애인이다 보니 이제는 이전과 달리 느낄 수가 없다"면서 "이러한 사업을 펼칠 때는 대상의 깊은 내막을 헤아리길 바란다. 보여주기식 사업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궁과 능을 비롯한 문화 관광지의 안전에 대한 요구도 있다. 복수의 장애인들은 "우리를 위한 서비스로 모든 것을 자동화, 기계화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휠체어에 탄 채 키오스크에 팔도 닿지 않는다. 비장애인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탄 아이들은 소비자로 보지도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궁과 능에 장애인을 위한 장치를 설치해놔도 쉽게 궁과 능에 갈 수가 없다. 이러니, 문화재 관련자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도 장애인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왜 가지 못하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힘 대선후보 김문수 56.53% 득표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당직자들과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photo@newspim.com   2025-05-03 17:28
사진
李 파기환송심 서울고법 재판장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하루 만에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와 첫 공판기일이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2일 오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에 배당했다. 또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소환장 및 기일통지 발송에 이어, 집행관 송달을 촉탁했다. 집행관 송달은 우편송달이 되지 않을 때 진행하는 특별송달이다.  서울고법의 선거사건 전담 재판부는 형사2부, 6부, 7부 3곳인데 이 후보의 기존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6부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됐고 6부의 대리 재판부인 형사7부에 배당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이재권 재판장, '민주당 돈봉투' 등 사건 맡아 해당 재판부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밖에 폐수 불법 배출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전 부부장 검사) 사건도 맡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이재권(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와 박주영(33기)·송미경(35기) 고법판사로 구성됐다. 재판장은 이 부장판사가, 주심은 송 고법판사가 맡는다. 이 부장판사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행정법원 판사, 제주지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2005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2006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판사, 2021~2024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0년~2012년에는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로도 근무했다. 박 고법판사는 서울과학고등학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서부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올해 2월 서울고법에 부임했다. 송 고법판사는 부산서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200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 부산지법 판사, 인천지법 판사 등을 거쳐 2022년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인 2019년~2022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첫 파기환송심 15일...李 불복 뒤 재상고 가능성 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이날 사건이 배당된 지 약 한 시간 만에 재판부가 기일을 지정하면서 이 후보 사건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후보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것으로 보여 오는 6월 3일 대선 전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법 전합은 전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압박 내지는 협박이 있었다고 한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에 해당해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발언과 함께 골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출장은 같이 갔지만 함께 간 해외줄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그런데 피고인은 김씨 등과 함께 간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이므로 이 발언은교유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했다'는 취지의 발언과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추상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은 기속력이 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이를 뒤집을 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시되지 않는 이상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추가 양형 심리를 거쳐 유죄를 선고하게 된다. 이 후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은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shl22@newspim.com 2025-05-02 18:5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