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 vs 정유경 총괄사장...동갑내기 라이벌 승부
60년생 CEO 유통 전 부문 고루 포진...활약상 '기대'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경자(庚子)년을 맞아 유통업계 쥐띠 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이재현 CJ 회장을 비롯한 1960년생 유통가 2세 인물들이 눈에 띄며 활발한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갑내기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올해 면세, 패션 등 영역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경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그룹] 2020.01.03 hj0308@newspim.com |
◆이재현 CJ 회장 "수익성 회복·책임경영 강화"
이재현 회장은 올해 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실시한 임원인사에도 이 같은 기조가 드러났다.
올해는 58명 임원이 승진하는 등 임원 규모를 전년(77명)보다 대폭 줄이고 외부에서 대표이사를 영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또 기존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환하는 등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했다.
이는 작년 CJ그룹이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하락,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숨 가쁜 한 해를 보내면서 사업 방향타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해 목표로 '수익성 회복'과 '책임 경영'으로 설정했다. 그동안 빠른 속도의 외적 성장을 지향했다면 올해는 사업 재편,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좌측부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각 사] 2020.01.03 hj0308@newspim.com |
◆동갑내기 경쟁자...'정지선·정유경'
1972년생 동갑내기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유통업계 라이벌로 꼽힌다. 이들은 백화점, 면세점, 패션, 가구 등 사업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당장 이달 초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면세점 사업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만큼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3분기까지 사상 최대치인 2조25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은 5617억원에 그친다.
정 부회장은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면세점 투자 확대를 예고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올 1분기 중 동대문(前 두타면세점)을 신규 출점도 계획 중이다. 이에 기존 두타면세점 연매출이 7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 규모는 올해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사업에서도 정면으로 맞붙는다. 두 오너 경영인은 각각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표 패션 계열사를 매출 1조원 규모로 성장시킨 전력이 있다.
아울러 정 총괄사장의 첫 인수합병 계열사인 까사미아와 현대리바트 간 경쟁도 치열한 상황. 까사미아는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신규 출점하는 등 지방 출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리온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이 오리온 제주용암수 브랜드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오리온] 2020.01.03 hj0308@newspim.com |
◆1960년생 전문경영인 대거 포진
올해 유통업계는 1960년생 전문경영인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을 비롯,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2015년 오리온에 합류해 오너 일가 경영 공백을 메우며 신사업 추진 등 보폭을 넓혀왔다.
오리온은 현재 4대 신사업(HMR, 프리미엄 디저트, 생수, 건강기능식품)에 집중,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작년 말 출범한 제주용암수는 허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끈 사업으로 꼽히며 이와 함께 올해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한섬 대표를 맡아온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호실적을 이어오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현대백화점을 맡아 사업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롯데푸드를 이끌어 오고 있는 조경수 대표는 올해 사업 역량 강화, 신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상반기 중 김천 육가공 공장을 가정간편식 생산 기지로 변경, 930억원 가량을 투입한 설비 투자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