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크 2차례 포착…조인트 스타즈‧리벳조인트도 각 1차례
일본해 상공서 코브라볼도 포착…美, 北 ICBM 발사 동향 감시 강화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미군의 주력 정찰기가 하루 4차례나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다.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 징후를 추적하기 위해 대북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고고도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RQ-4)가 한반도 수도권 상공에서 2차례 포착됐다. 다만 실제 비행한 시각은 확인되지 않았다.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글로벌 호크의 한반도 포착 사실을 알린 것이 이날 새벽 1시경과 오후 12시경이라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다.
미국 공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사진=노스럽그러먼] |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의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전 반경이 3000㎞에 달하고 40시간가량 작전을 펼칠 수 있어 24시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우리 군도 글로벌 호크 총 4대를 도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며, 이 중 1대는 지난 23일 한국에 인도됐다.
글로벌 호크는 북한 입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정찰 자산이다. 미국이 이런 정찰 자산을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킨 것은 북한이 그간 거듭 강조해 온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ICBM의 신형 액체연료 엔진시험을 실시하는 등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인 동시에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일지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데 따른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아울러 이날 공군의 지상 감시정찰기인 E-8C(조인트 스타즈)와 공군 정찰기인 RC-135W(리벳조인트)도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켰다.
조인트 스타즈는 고성능 감시레이더를 통해 250km 밖의 지상 표적을 감시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정찰 자산으로, 최대 10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며 한 번에 100만㎢ 지역을 훑으면서 표적 600여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리벳조인트는 미국 공군의 신호정보수집 정찰기로, 적의 신호 정보, 전자정보 및 통신정보를 파악해 적의 위치와 활동을 감시한다. 모두 최근 들어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정찰 자산들이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민간항공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스폿은 25일 "미국이 공군의 특수 정찰기인 RC-135S(코브라볼)을 일본해 상공에 띄워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코브라볼은 탄도탄(탄도미사일) 발사 징후와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특수 정찰기다. 냉전 시기 구소련의 ICBM 관련 원격 측정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제작됐다. 본래 미군 전략사령부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 오펏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정찰기지만 몇 달 전 미국이 두 대를 주일미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2019.12.25 suyoung0710@newspim.com |
뿐만 아니라 미국은 이날 공군의 특수 정찰기인 RC-135S(코브라볼)도 일본해 상공에 띄워 정찰 활동을 벌였다.
코브라볼은 탄도탄(탄도미사일) 발사 징후와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특수 정찰기다. 냉전 시기 구소련의 ICBM 관련 원격 측정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제작됐다. 본래 미군 전략사령부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 오펏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정찰기지만 몇 달 전 미국이 두 대를 주일미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군사전문가는 "코브라볼을 두 대 배치한 것은 상시감시태세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코브라볼은 약 6시간 비행하고 나면 내려와서 쉬어야 하는데 그 동안 미사일이 발사되면 놓칠 수 있으니 언제든지 탐지할 수 있도록 교대 차원에서 두 대를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 [사진=노동신문] |
◆ 北 '크리스마스 선물 주겠다' 암시한 25일 당일‧긴장감 증폭…美, 대북 감시 강화
軍 관계자 "일부러 정보 송출시스템 안 끈 듯…北에 주는 메시지"
북한은 지난 3일 이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연말 전까지 만족할 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즈음 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북한과 미국은 25일 현재까지 비핵화 관련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ICBM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고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내리는 이른바 '대미 강경 노선'을 채택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때문에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포착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미국이 대북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일반적으로 미군 정찰기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정찰 활동을 한다"며 "포착되는 것 이외에도 많은 정찰기가 활동 중인데 보통 항공기끼리의 공간 및 시간 분리를 위해 지상관제기구에 기종, 위치, 고도, 속도 등을 자동 전송하게 돼 있다. 민간 항공기든 군용기든 모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을 보통 잘 안 끄는 편이지만 인위적으로 끌 수도 있다"며 "일부러 끄지 않고 비행했다는 것은 북한에 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