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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신세경 "'신입사관 구해령', 존재만으로 가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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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신세경이 사극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모든 편견을 깨부순 여성 서사를 완성해냈다. 지극히 비현실적 설정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였지만, 신세경에게는 구해령을 연기한 모든 순간이 스스로를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26일 종영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의 타이틀롤을 맡은 신세경을 만났다. 지난주 촬영을 모두 끝내 조금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아역부터 배우로 살아온지 벌써 20년이 넘은 그의 얼굴과 말에서는 이제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구해령'은 제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작품이었어요. 마지막 방송을 남겨둔 지금은 시청자들이 끝까지 좋은 드라마로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 뿐이죠.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에 결말도 만족스러워요. 일단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 관복을 입고 출퇴근하고 관직에 나간다는 게 판타지 그 자체였어요. 저부터가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일반 여성의 삶을 깨끗하게 잊고 싶다고 생각했죠. 모든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와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구해령이 여성 사관으로 활약한다는 주된 설정 외에도, 그는 현실을 뛰어넘은 판타지적 인물 그 자체였다. 첫 방송 전부터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 해령이 혼례 전날밤 족두리를 쓰고 별시를 보러 뛰쳐나가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구해령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상징적인 신이었음은 물론이다.

"해령이는 파격 그 자체죠. 단적인 예로 임금님 앞에서 뜻하는 바를 몽땅 털어놓고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하고요. 혼례를 앞두고 족두리를 쓴 채로 달아나는 것도. 하나부터 열까지 표현하는 방식도 그렇고 굉장히 직선적이고 불꽃같은 여자예요. 저와 닮은 부분도 있지만 닮고 싶은 부분이 더 많아요. 그러고 싶어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죠. 아마 못그러는 사람들에게 해령의 행동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줄 거란 생각도 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신입사관 구해령'에 담긴 파격적이고 발칙한 발상들, 그리고 여성서사가 메인이 된 이야기들은 방영 전부터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연이 신세경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다. 데뷔 때 꽤 수동적인 이미지에 머물렀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신세경은 최근 여러 편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자연스레 걸크러시 이미지를 얻게 됐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캐릭터의 성향만 놓고 출연을 결정한 건 아닌데, 제 취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지향하는 삶의 모습일 수도 있고 작품 색깔이 제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했을 수도 있어요. 여러 요소가 합해져서 됐고 운도 따랐다고 생각해요. '구해령'은 언젠가 한번쯤은 드러내고 싶었던 가치관을 아주 색다르고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래서 한계나 한정짓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많이 노력했죠. 어떤 한계를 정해놓고 생각하면 구해령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는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그동안 많은 드라마들이 그랬듯, '구해령'에 쏟아진 반짝 호기심은 후반부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신세경은 "성패를 떠나 이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었다"면서 보람찼던 경험이었음을 털어놨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해령과 이림(차은우)의 로맨스보다 주변 인물들과 사건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원성도 있었지만 이 역시 그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각오가 남달랐고 정말 멋진 기회였어요. 이 작품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억지로 갈등을 조장하거나 폭력적으로 하지 않고, 무해한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점에서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었달까요. 그런 마음으로 임했고 마지막까지 감사했어요.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가는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없었죠. 한두명의 주연들이 끌고 가겠다고 다른 인물들의 서사도 점프하거나 구멍이 없이, 다 동등하게 표현될 수 있어서 저는 오히려 좋았어요.(웃음)"

'뿌리깊은 나무'부터 '육룡이 나르샤', 그리고 '신입사관 구해령'까지 신세경은 유난히 사극을 사랑하는 배우다. 스스로는 "사극이라고 더 선호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간의 행보를 봤을 때 단연 사극을 제작하는 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신세경은 스스로의 장점을 조심스레 조금 낮은 톤의 목소리가 아닐까 추측했다.

"딱히 사극이라 선호하는 건 아닌데 희한하게 사극을 많이 하게 됐어요. 여러 조건을 보시고 합이 좋다고 생각하셨던 걸까요. 한번은 제 목소리 톤이 좀 낮고 차분한 편이어서 사극을 할 때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은 있어요. 시각적으로 보이는 외관도 중요하지만 목소리나 말투가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하더라고요."

신세경이 '구해령' 출연을 선택하고 연기하면서 어쩌면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 지점은 또 있었다. 조선시대든, 현재든 주어진 상황에서 억압받는 이들은 있게 마련이다. 다행히 지금이라고 그때와 별다를 바 없는 제한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이들에게, 특별히 여성들에게 이 드라마는 대리만족과 속 시원함을 가져다주는 데 성공했다.

"해령이 이림에게 '부부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거절을 한다거나, 여러 장면에서 사실 공감해주실까? 궁금하기도 해서 반응들을 좀 살펴봤어요. 혼례 중 족두리를 쓰고 튀어나가서 별시를 보는 장면을 가장 좋아했는데, 나중엔 그런 해령이의 파격적인 면모를 시청자들도 즐기시는 것 같아서 좋았죠. 현대에도 그렇게 행동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고요. 구해령에게 요구되는 잣대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조선시대 여성들도 분명히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는 개개인이 선택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나름대로는 그시대를 산 여성들의 절규를 해소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순간도 있었죠."

신세경이 배우로서 '구해령'을 지금 이시기에 만난 건 어쩌면 필연이 아니었을까. 처음 이름을 전국구로 알린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부터 몇년간은 신세경도 스스로가 원하든 원치 않든, 수동적이고 청순가련형 이미지에 갇힌 시절이 있었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신세경은 이제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듯 했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몰라보게 성장한 신세경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됐다. 본인은 은근히 변호사를 해보고 싶다고 어필하며 웃었다.

"풍랑을 헤쳐나가는 듯한 시기가 있었죠. 힘든 과정이었지만 다행히 어떻게 지나간 지 모르게 금방 갔어요. 그때는 어떻게 수동적인 이미지를 깨겠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 어렵긴 했어요. 제가 어떻게 바뀌길 원한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주체적인 여성이나 걸크러시 이미지를 의도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조언을 주로 듣는 입장에서 점점 더 제 의지가 많이 반영되게 바뀐 것은 맞아요. 이제는 모든 게 조금 더 편해졌죠. 앞으로 변호사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다만 바라는 건 연애하는 변호사 말고요.(웃음) 그 직업과 세계관을 온전히 전해줄 수 있는, 정의감을 드러낼 수 있는 역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 

jyyang@newspim.com [사진=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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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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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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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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