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충칭은 18일 배터리 교환 택시를 체험하며 전기차 전환 속도를 보였다.
- 녹색 번호판 차량이 도로를 채우고 배터리·전자산업이 집적했다.
- 장강과 야간 관광을 앞세워 충칭은 신에너지·첨단도시로 변신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잠깐만요. 배터리 좀 교환하고 가죠."
9월 18일 저녁, 충칭(중경) 공항 인근 양장신구에서 택시를 타고 도심 번화가인 제팡베이(解放碑)로 향하던 중이었다. 기사가 배터리를 교환하고 가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앱으로 가장 가까운 배터리 교환소를 찾아 들어갔다.
차는 세차장에 들어가듯 정해진 트랙을 따라 진입했다. 트랙에 정차한 차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기사는 잠자코 기다렸다. 기사에게 묻자 지금 차량 아래에서 로봇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방전된 배터리를 빼내고 충전된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운다는 얘기였다.
교체 작업은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충전보다 훨씬 빠르고 주유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빨랐다. 기사는 교환 트랙을 빠져나가면서 "완전히 충전하면 300㎞ 정도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도 배터리 교환 방식이 많이 보급됐냐"고 물었다. 기자는 체험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중국 서부 내륙 도시 충칭은 베이징과 후베이성, 후난성, 허난성, 산둥성, 산시(섬서성)성 등 기자가 최근 취재를 다닌 어떤 지역 도시보다 전기차 전환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충칭엔 모두 19개의 자동차 완성차 업체와 1200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자동차 공장 상당수가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충칭에서는 이제 자동차라고 하면 '내연기관'차를 연상하기보다 '신에너지'차를 떠올린다고 장강문명포럼에 참석한 충칭 주민은 말했다.
이런 현상은 실제 거리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가운데 녹색 번호판을 단 신에너지차가 10대 가운데 7대가량이 돼 보인다. 베이징에서도 신에너지차 보급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충칭의 전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전기차를 선택한다는 것은 배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충칭 장베이국제공항에는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A주 기업이자 중국 최대 배터리 회사인 CATL(닝더스다이, 영덕시대)의 대형 광고판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배터리의 경쟁력이 곧 자동차 경쟁력이라는 뜻으로, 내연기관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말로 들린다.

자동차를 비롯해 충칭에 신기술 산업이 구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곳이 전기가 풍부한 서부라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의 국토는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의 구조다.
산지가 많고 지대가 높은 서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기와 풍력, 태양광 등 신에너지가 풍부하고, 동부 연해 지역에는 산업과 인구가 집중돼 있다. 중국은 과거 '서전동송(西電東送)'을 통해 서쪽의 전력을 동쪽으로 보내는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최근에는 동쪽 산업단지서 발생한 데이터를 전기 값이 싼 서부로 옮겨 처리하는 '동수서산(東數西算)'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전력과 데이터, 신흥 산업의 부상으로 지역 산업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 내륙의 산악 도시로 불리던 충칭은 이런 흐름 속에서 자동차와 배터리, 전자정보산업이 모이고 인공지능과 데이터 산업이 결합하면서 도시 간판을 바꿔가고 있다.
인구 3200만명의 충칭은 중국에서도 독특한 도시다. 실제 도심 생활권 인구는 1000만명 안팎이지만 행정구역 전체로는 3000만명을 훌쩍 넘어 단일 도시로서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시에 꼽힌다.

얼얼하게 매운 충칭 훠궈 맛처럼 사람들의 움직임도 역동적이고 활달하다. 밤이 되면 그 활력은 훨씬 두드러진다.
18일 저녁 택시를 타고 장강대교를 건너 시내로 향하는데 환하게 불이 들어올 것이라며 기사가 관광명소인 강변 훙야둥(洪崖洞) 쪽을 가리킨다.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30분, 기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훙야둥 건물 전체에 일제히 조명이 켜졌다. 절벽처럼 치솟은 훙야둥 건물과 도심의 마천루 빌딩들이 화려한 등광쇼를 연출했다.
충칭의 중심가 제팡베이, 8·1거리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쇼핑객과 관광객이 뒤섞인 거리는 늦은 밤까지 활력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드론쇼와 야간 조명, 거리 공연과 먹거리까지 충칭의 밤은 하나의 거대한 소비 공간이 되고 있었다.
물론 추가 성장을 위한 탐색이라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충칭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4.2%로 집계됐다. 중국 경제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가운데 충칭 역시 적정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기업 유치와 소비 확대, 산업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도심을 지나는데 이런 구호가 눈에 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쁘게 해주면 멀리서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뜻의 논어 구절이다. 기업과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충칭의 도시 발전 전략으로 느껴졌다.
충칭이 장강을 품은 도시라는 점은 천혜의 자산이다. 장강문명포럼 취재를 목적으로 충칭에 와서 새롭게 만난 장강은 경제의 강이면서 동시에 자연, 인문 관광의 강이었다.
충칭에서 장강은 차오톈먼을 지나 충칭의 동쪽 끝 우산협 일대로 이어진다. 산샤 지역의 산봉우리를 향해 대형버스가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갈 때면 저 아래로 까마득히 장강이 내려다보인다.
장강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아치형 다리와 강을 따라 들어선 도시와 신농촌 마을들은 오늘날 충칭의 눈부신 발전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충칭은 서부 산악도시에서 자동차 등 내륙 제조기지로, 다시 신에너지와 첨단 스마트 기술 중심지로 숨 가쁘게 변신중이다. 장강은 그 변화의 한복판을 관통하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