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수익성 확대, 절반은 환율 상승 영향
중국시장 부진 지속...그룹 실적 하향세 우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영업실적이 둔화하면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한신평은 현대차 그룹분석 리포트에서 "전방 산업인 완성차 부문 수익성 하락이 후방 산업을 담당하는 부품, 철강 등 계열사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완성차부문은 전체 그룹 자산의 55%, 매출액의 54%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부품부문까지 감안하면 그룹 자산의 76%가 연동돼 있다.
현대차그룹 합산기준 영업이익률은 2012년 8.0%에서 지난해 3.2%까지 하락했고, 2012년 대비 지난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 역시 7조8000억원 감소했다. 완성차부문 판매가 둔화한 반면, 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완성자 실적 부진과 함께 철강, 건설, 철도제작 부문 수익성 하락이 더해지면서 그룹 영업실적 하락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신차 출시와 환율 상승 덕에 올해 상반기 수익성은 전년 동기대비 8300억원 늘었다. SUV비중 확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원화 약세 역시 수출에 우호적인 역할을 했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합의에 따른 충당금 3000억원 가량이 환입되기도 했다.
송민준 한신평 실장은 "그럼에도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2019년 상반기 완성차 부문 수익성은 실질적으로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43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환율효과에 의한 금액이 약 2170억원으로 50%가량을 차지한다는 것. 올해 상반기 달러/원 평균환율은 1146원으로 전년동기 1075원 대비 크게 상승했다.
이어 송 실장은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했고,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와 규제 및 환경 변화 역시 부담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부문의 수익성 개선 속도와 이익 규모도 여전히 낮은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시장 부진은 현대차그룹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신평은 중국 신차수요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친환경차 시장의 열세로 인해 중국시장 내 점유율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8년 7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신평은 "글로벌 최대규모이며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친환경 차량 시장에서 로컬 업체들은 정부의 보호정책 덕분에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현대차그룹과은 경쟁사 대비 판매규모가 열위하고, 정치경제적 불확실성도 커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료=한신평] |
규제리스크 강화로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3월 발표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간 분할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불발됐으나,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추진 등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여신전문업, 증권업, 생명보험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자산 및 순이익 측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산건전성도 우수한 편이다. 다만 규제강화와 경쟁심화 등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신평은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으로, 기아자동차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외 계열사(제철, 건설, 카드, 증권 등) 신용등급은 'AA+'에서 'A-' 사이에 있다. 한신평은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 하에서, 계열사에 대한 그룹의 지원의지는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