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추격에 애플 올레드 패널 단독공급사 지위 ‘흔들’
QLED 미는 삼성전자..SDC 올레드 전환 걸림돌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추격에 몰려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였다.
TV에 사용되는 대형 LCD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물량공세로 수익을 내지 못하며 결국 일부 생산라인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강점을 보이던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맹추격에 다급한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제까지 애플 아이폰에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유일한 공급사였지만 애플이 BOE를 추가 공급사로 검토하면서 ‘애플 단독 공급사’의 지위를 잃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이 됐다.
◆ 삼성디스플레이, 위태로운 중소형 올레드 업계 1위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SDC)는 TV용 대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자사의 강점인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에서까지 중국 기업에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BOE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진=바이두] |
먼저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BOE의 추격으로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아이폰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방식이 삼성디스플레이 독점공급에서 본격적인 멀티 밴더체제로 바뀔 조짐이 보이면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21일 애플이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의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한 마지막 인증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해 말까지는 BOE를 패널 공급업자로 추가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존에 아이폰의 올레드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해왔지만 애플이 조달 비용과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BOE의 패널을 적극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 고객사로서 애플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큰 삼성디스플레이엔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하면서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아이폰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지난 2분기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약 9000억원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지급하기까지 했다.
◆ 출구전략 없는 대형 디스플레이..올레드 전환은 언제?
TV에 사용되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차세대 기술에 대한 전환투자없이 중국에 LCD 사업 주도권을 뺏기면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이야기까지 언급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1캠퍼스의 LCD 라인 일부를 이달 중 가동 중단한다. 일각에선 이미 가동 중단한 상태로 극소수만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지 오래라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8월 하반기 55인치 LCD 패널 평균가격은 109달러로 이달도 3.5% 하락했다. 65인치와 75인치 LCD 패널 역시 소폭 하락했다.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 3월 소폭 반등했지만 6월부터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QLED 8K TV를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
LCD 사업이 저물고 있음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섣불리 차세대 기술인 올레드 사업으로의 전환투자 계획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LCD 패널인 QLED TV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 진영인 올레드에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도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사업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QD OLED에 대한) 기술 솔루션 확보를 노력 중이지만 지금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LCD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하고 QD OLED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소문을 일축했다.
하지만 LCD 출구전략이 시급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안에 올레드 전환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에 위치한 8.5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확대하고 QD OLED와 화이트 OLED 전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의 사업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중국이 10.5세대 LCD 적기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것처럼 국내 패널업체들도 대형 올레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