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난치성 뇌전증의 진단 정확도를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됐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연세의료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경외과 김동석·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새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초 과학 분야와 임상 진료 영역 간 차이로 환자에게 쉽게 적용하지 못했던 난치성 뇌전증 원인 유전자 진단을 실제 임상 영역에서 시행,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논문명 "Precise detection of low-level somatic mutation in resected epilepsy brain tissue")는 뇌병리 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뉴로패쏠로지카(Acta Neuropathologica)’ 온라인판에 지난 3일 게재됐다.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4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높은 사회 경제적 비용이 소모된다. 그중 전체 뇌전증의 3~40%를 차지하는 난치성 뇌전증은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고 위험성이 높아 수술 치료가 요구되는 질병이다.
앞서 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난치성 뇌전증이 뇌 체성(사람의 신체적 성질)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새 치료법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뇌 국소 부위에서 발생한 소량의 돌연변이를 찾는 기존 진단법은 정확도가 30% 이하로 매우 낮아 실제 사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232명의 뇌 조직 및 말초 조직(혈액 또는 침)을 분석해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타깃 유전자를 확보했다. 이 타깃 유전자를 대상으로 표적 유전자 복제 염기서열 분석법을 적용해 체성 돌연변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심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최적의 표적 유전자 선별, 고심도 시퀀싱 분석 및 방법의 조합을 찾아 진단 정확도를 50%에서 최대 100%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임상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뇌 조직 절편만으로도 정확도가 100%에 가까운 체성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1저자인 심남석 연구원은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자 진단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새로운 치료법의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높은 효율과 낮은 비용으로 유전자 진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창업 기업(소바젠·대표 김병태)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난치성 뇌전증 원인 유전자 진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구에서 발견한 체세포성 돌연변이 [자료=카이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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