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보드빌 배우·마피아 이야기 극중극 형태로 전달
다양한 장르의 넘버와 코미디의 결합…배우들의 열연까지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무대가 사라질 것을 걱정하던 배우가 갑자기 여자로 분장한다. 무서운 마피아가 갑자기 아이가 된다. 극중극 형태로 세 가지의 이야기가 동시 진행되는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복잡한 듯 하지만 단순하고 유쾌하며, 그만큼 웃음은 더 크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연출 장우성)는 1930년대 뉴욕의 바 '아폴로니아'의 마지막 공연을 앞둔 두 명의 보드빌 배우 오스카와 리차드, 그들 앞에 나타난 마피아 스티비 등 세 남자의 이야기다. 2013년 초연 후 5년 만에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 이희준 작가, 박현숙 작곡가가 뭉쳐 혐오적, 차별적 대사, 가사, 장면들을 수정해 더욱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공연 장면 [사진=홍컴퍼니] |
리차드는 더이상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사실에 속상해하고, 오스카는 마지막 공연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보다는 결혼에 더 신경을 쓴다. 갑자기 찾아온 스티비는 자신이 쓴 두목 가드파더의 일대기 '미아 파밀리아' 공연을 종용하고, 배우가 모자라자 자신도 합류하게 된다. 즉,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리차드, 오스카, 스티비의 이야기에 이들이 선보이는 공연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 '미아 파밀리아'까지 총 세 가지의 스토리가 동시에 진행된다.
때문에 촘촘한 이야기나 섬세한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갑작스러운 전환이 많기 때문이다. 신세 한탄을 하다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총으로 위협하다가 갑자기 어린애가 되는 식이다. 소품이나 의상으로 각 장면의 힌트를 제공하고 오페레타, 록, 팝, 재즈 등 극마다 다른 장르의 넘버로 각각의 스타일을 살린다. 끊임없이 관객들을 웃기긴 하지만 너무 잦은 전환에 복잡하고 다소 산만하기도 하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공연 장면 [사진=홍컴퍼니] |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케미다. 성별, 지위,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12개 배역을 소화하는데, 흩날리는 땀과 차오르는 숨소리만으로도 얼마나 힘든 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에너지가 관객들을 열광케 한다. 배우들은 연기인지 애드리브인지 구분되지 않는 자연스러움와 능청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한다. '리차드' 역의 이승현, 김도빈, 권영국, '오스카' 역의 유성재, 조풍래, 안찬용, '스티비' 역의 허규, 박영수, 박규원까지 각 페어별로 다른 개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다른 매력은 관객과 소통이다. 공연 직전, 배우가 직접 실시간으로 하는 안내 멘트부터 소통이 시작된다. 무대를 하는 도중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거나, 물고기 인형을 나눠주기도 한다. 관객들의 호응도에 따라 그날 공연의 재미가 좌우될 정도다. 소통의 절정은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이다.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돼 넘버를 부르고, 객석이 무너질 듯 뛰어노는 커튼콜은 매우 인상적이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공연 장면 [사진=홍컴퍼니] |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확실한 개성은 관객 입장에선 호불호로 나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공연장에 들어서면, 웃고 즐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오는 8월 11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