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버려진 대한민국 문화재]⑤“아픈 역사도 되새겨야”…일제강점 유산, 문화공간 탈바꿈

기사입력 : 2019년05월21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5월23일 17:34

다크 투어리즘 인기...전국의 일제 건축물도 관심
"아픈 역사 교훈" vs "일제 잔재 청산" 의견 대립
전문가들 "체계적인 연구 필요...활용방법 고심해야"

[편집자주] 정부출범 2년이 지나도록 뭔가 ‘색깔 있는’ 문화정책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말이 많습니다. DJ정부 또는 노무현 정부 등 과거 진보정권의 경우 문화에 대한 애정이 정책으로 표출됐다면서 말입니다. 20년이란 긴 시간과 230억 원이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재탄생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재보수도 DJ정부 때(99년) 시작해서 노무현 정부 때 속도를 낸 사업입니다. 최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보존’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는데 정부의 시각은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미 훼손되었거나 방치되고 있는 문화유산이 많은데 보존에 대한 정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종합민영통신 <뉴스핌>이 문화재 보존 현실과 대안을 고민해봅니다.

<목차>

①빨래 건조장된 백제 가마터…40년 넘도록 ‘나몰라라’
②국보급 문화재에 소화기만 덩그러니
③도로변에 문화재가?…흉물로 방치된 유물
④조선 기와에 시멘트가?…반복되는 부실 복원 논란
⑤“아픈 역사도 되새겨야”…일제강점기 유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⑥돌아오지 못한 문화재 18만여점, 환수해야 하는데…
⑦공익을 위한 문화재인가? 사유재산 침해인가?
⑧[인터뷰]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⑨예산 인력에 허덕...문화재청도 고민

[서울=뉴스핌] 구윤모 황선중 기자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에 위치한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시내 한복판에 홀로 근대적 전형을 간직하고 있어 단번에 눈에 띈다.

수원 구 부국원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일본이 조선 농업을 수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건물이다. 부국원은 당시 농작물 종자·종묘·농기구·비료 등을 판매했던 일본 회사였다. 해방 이후에는 법원·검찰청사·교육청 등 관공서 건물로 활용됐다. 1980년대 개인에게 판매돼 병원·인쇄소 등 민간시설로 활용됐지만 '일제 수탈의 상징'으로 미운털이 박혀 철거 위기에까지 놓였다.

수원시는 이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 2015년 매입해 3년여간 복원 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근대역사문화전시관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2017년 10월에는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됐다.

[수원=뉴스핌] 황선중 기자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에 위치한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 외관. 2019.05.17

건물 1층에는 종자·종묘 샘플과 건물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당대 건축적 요소가 담긴 실제 유물, 모형 등이 전시돼있다. 2층에는 부국원의 역사적 의미를 증명하는 당대 신문기사·영상·사진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하루 평균 20~30명, 주말은 1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는 것이 근대역사문화전시관 측 설명이다.

시민 A씨는 "건물 외형이 독특해 우연히 들렀는데 일제시대 건물인지는 몰랐다"며 "우리에게 아픈 역사라고 해서 무조건 감추는 것보다는 그래도 역사의 일부니까 이렇게 잘 정돈해 놓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 반면교사의 계기, '다크 투어리즘' 인기

역사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수원 구 부국원은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대표적 사례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역사적 비극이 담긴 장소를 찾아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여행을 뜻한다.

21일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일제강점의 아픈 역사를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사적 건물이 많아지는 추세다. 전국 곳곳에 잔재한 일제 건축물을 관광상품화해 35년간 강제 지배를 당했던 민족의 아픔을 되새기고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었던 서울 서대문형무소의 경우 수많은 학생들의 교육의 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제의 잔혹함과 민족의 아픔이 서린 이곳은 역사관으로 재탄생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필수로 찾는 여행 코스로 거듭났다.

1883년 외세에 의해 강제 개항된 인천에도 역사문화의 거리가 조성돼있다. 인천 중구청과 중동우체국, 근대건축전시관, 개항박물관 등 당시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이 보존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사업으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를 문화재로 등록했다. 정부는 이곳의 문화유산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자원으로 활용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 [사진 = 목포시]

◆ "일제 잔재 청산해야" 반대 의견도

반면 어두운 역사의 상징인 일제 건축물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상당하다. 최근 경기 안양에서는 일제강점기 건축물인 옛 서이면사무소의 존치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일제강점 초기 지어진 서이면사무소는 2001년 1월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00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복원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주민 수탈과 친일 증거가 발견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더욱이 문화재 주변 건축행위 제한에 따른 재산권 및 상권 침해 사례도 더해져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퇴출운동본부까지 결성됐다.

한 지자체 문화재 관련 업무 담당자는 "일제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관리 주체가 지자체인데 시민 불만과 문화재적 가치 사이에서 난처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에서 3.1운동과 관련한 전시품이 전시되어 있다. 2019.02.18 pangbin@newspim.com

◆ "단순 보존 의미 없어...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전문가들은 일제 건축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일제 건축물을 보존하되, 올바른 활용 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우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단순히 옛 역사의 흔적이라고 남겨두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일제를 찬양하는 역기능의 소지가 있다"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일제가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는 역사적 교육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독립운동 사적지와 다르게 일제 건축물은 현재까지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긍정·부정적인 부분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할 것과 철거할 것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잔재도 그 당시 우리 삶의 공간"이라며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향후 한일관계를 고민할 수 있는 역사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