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평화헌법을 개정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개헌에 대한 부정적 기운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3일 ‘헌법기념일’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 기운이 어느 정도 높아졌느냐’는 질문에 “별로 높아지지 않았다”와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를 합쳐 “높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아베 총리가 평생의 숙원으로 삼고 있는 헌법 개정에 일본 국민들의 10명 중 7명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개헌 기운에 대해서는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높아지지 않았다”가 61%를 차지했다. 무당파층에서는 77%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력 불보유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의 변경에 대해서는 “바꾸지 않는 편이 낫다”가 64%를 차지하며 “바꾸는 편이 낫다” 28%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바꾸지 않는 편이 낫다”가 63%, “바꾸는 편이 낫다”가 32%였다.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아베 총리의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가 48%로 “찬성” 42%를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조사에 비해 반대(53%→48%)는 줄고, 찬성(39%→42%)은 늘어났다.
아베 총리는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이유에 대해 “자위대의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자위대원이 긍지를 갖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개헌 이유에 대해 일본 국민들의 49%는 “납득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40%를 기록했다.
나아가 아베 정권 하에서의 개헌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52%가 “반대”(지난해는 58%)가 답했으며, 36%가 “찬성”(지난해 30%)이라고 응답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투표에 영향을 미칠 정책으로는 ‘경기·고용’과 ‘사회보장·복지’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헌법’는 10개 항목 중 9번째인 22%에 그쳤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