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 26일 일반공모 90.89대 1 '성공적'
"신주 할인율 높고 물량 많아 주가 하락 불가피" 공매도·대차잔고↑
보호예수 없어 내달 대규모 매도 물량 쏟아질 위험도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 26일 일반공모방식의 유상증자 청약 성공에도 불구하고 높은 할인율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전무하던 공매도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어 신주 상장이 예정된 내달까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차잔고물량 [자료=예탁결제원]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공매도 물량은 지난 6개월간 전무했다가 26일 기준 5035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차잔고도 크게 늘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차잔고는 5만4549주로 집계됐다. 대차잔고란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으로 일종의 공매도 대기자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가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9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6일 종가 기준 약 22% 급락했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를 위해 현재 유통주식수(약 3540만주)의 42%에 달하는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물량은 1500만주(925억5000만원), 가격은 5190원이다.
[자료=대신증권 HTS} |
이같은 공매도 증가는 신주의 많은 물량과 높은 할인율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하락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분산요건 충족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할인율을 대폭 높여 일반공모를 단행했다. 당초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발표한 할인율은 25%였지만 유상증자 발표 전 8000원 대에 머물던 주가를 감안하면 할인율은 40% 가까이 높아진다. 통상적으로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할인율은 기존 주가 대비 10~15% 수준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락업(보호예수) 기간이 없어 할인율이 높은 신주 상장 이후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크다.
한 기관투자자는 "유상증자는 통상적으로 주가 하락 요인이기 때문에 기주주들이 보유 물량을 선제적으로 매도하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며 "여기에 할인율이 워낙 높다보니 납입 후 신주 상장까지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요인이 많아 트레이딩 이슈로 공매도가 늘어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6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올해부터 개정된 상장규정에 따라 보유 자사주가 소액주주 범위에서 제외되면서 주식분산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현행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주식분산기준은 △소액주주 비중 20% △300인 이상의 소액주주가 100만주 이상 보유시 10%다. 2018년 말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구성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84.9%, 자사주 12.5%, 소액주주 2.6%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가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주주 지분소각(감자) △자사주 매각 △무상증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자의 경우 회사 규모가 작아져 향후 IB등 사업 확대에 지장이 있고, 자사주 매각이나 무상증자의 경우 소액주주 비중을 20%까지 높이지 못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모든 방안을 검토했을때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재 주가 하락은 수급이슈로 인한 단기적인 것으로, 높은 배당성향과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한 장기적 투자 가치를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