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19일 NHK가 보도했다.
방송은 러시아 크렘린궁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5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국제회의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이라고 했다. 앞서 크렘린궁 측은 전날 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이번달 말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었다.
방송에 따르면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철도 보수나 여객기 수리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담에 맞춰 러시아 철도나 러시아 항공기 제조사 간부도 현지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에서 이 외에도 많은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조정은 난항일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5차 중대장·중대원정치지도원 대회를 주재했다고 27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선 회담을 위한 준비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방송은 지난 18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 중심부의 역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당국자로 보이는 인물들이 방문해 플랫폼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러시아 외교 관계자와 해당 역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은의 '집사'라고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17일 해당 기차역을 시찰했다"며 "김위원장이 열차로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상회담 개최장소 후보지로 거론되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루스키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에서도 정상회담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대학 내 과거 정상회담에 사용된 적이 있는 방에선 수업용 의자가 전부 옮겨지고 청소가 진행됐다. 또 중요인물을 맞이할 때 사용되는 붉은 융단도 깔렸다.
극동연방대학은 이번달 24일부터 이틀 간 외국 대표방문단이 방문한다는 이유로 급히 수업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 포럼에서 발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NHK는 러시아가 이번 북러정상회담에 나선 것에 대해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타협없이 끝난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협력관계를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에 일정한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푸틴 정권은 정상회담을 통해 국경을 접하는 한반도에 영향력을 확보해 장래 권익확보로 이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간 긴장이 다시 높아져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미사일 방어망을 정비하는 등 군비증강으로 움직일 지 모른다는 경계도 강하다"고 했다.
이어 신문은 "러시아는 유엔(UN)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대북제재 논의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 조기완화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해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내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시히신문도 북러회담에 대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양보를 요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나 미 여당인 공화당이 러시아에 접근하는 북한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공화당은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경계론이 원래 많다"며 "트럼프 정부에 대북 교섭에서 양보하지 않도록 상하게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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