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 北美 쌍방 책임이지만 美 귀책사유 커"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북미협상 지렛대 활용은 악수(惡手)"
"文정부, 북미 '중재자' 불가능…'촉진자'가 정확한 표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선결 조건’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문 특보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말했다”며 “(그런 것 없이) 남한 방문은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4차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지금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5월에 했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비공식회동은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서울 답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3.12 mironj19@newspim.com |
아울러 문 특보는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책임은 “북미 양측에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미국 쪽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문 특보는 “미국은 북한에 대한 과도한 요구, 과욕을 부렸다고 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은 섣부른 과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서 영변핵시설 폐기 하나 가지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또한 “북한은 예측 가능한 행태를 보였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점진적·병행적 접근을 통한 타결메시지를 주다가 갑자기 빅딜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보면 미국의 귀책사유가 더 크다고 본다”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어제 비건 대표가 ‘스텝바이스텝이 아닌 빅딜을 원하고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했다. 협상의 흐름에 있어서 판을 깬 것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3.12 mironj19@newspim.com |
문 특보는 최근 구설에 오르고 있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북한이 이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라며 “나비효과와 같이 사소한 것이 재앙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측은 (동창리 복구 및 미사일·위성 시험발사를) 피해야 한다”며 “(동창리 관련) 북미 상호가 자제된 자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미 간 교착국면을 타개할 문재인 정부의 중재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일각의 분석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특보는 “일각에서는 중재자라고 하는 데, 이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한편인 나라가 북한과 미국을 중재한다는 게 어렵다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또한 “엄격한 의미에서 한국은 중재자가 될 수 없다”며 “이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해야 한다. 우리는 안을 만들고 북미 양측에 호소·설득하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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