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국 유력 투자기업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CMIG)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회사채 거래가 중단됐다. 중국민생투자는 남북경협주 아난티의 2대주주여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중국민생투자(이하 중민투)는 상하이거래소에 총 64억9000만 위안(약 1조800억 원)에 달하는 자사발행 채권 3개의 거래 정지를 신청했다. 올해 들어 채권 가격이 60% 넘게 폭락하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민투의 자금 압박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1월 29일엔 만기도래한 30억위안 규모의 회사채 상환금액을 3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월 1일 입금해 디폴트가 나기도 했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중민투 회사채 규모는 52억 위안(약 8600억 원), 초단기 기업어음은 62억 위안에 달한다. 2018년 중민투의 순이익은 전년비 60% 하락한 39억8000만위안이었다.
최근 상하이금융법원은 중민투가 보유하고 있는 중민투 산하 투자기업 중민자예(中民嘉業) 주식 83억 위안어치와 부동산개발기업 중민와이탄부동산개발(中民外灘房地產開發) 주식 49억 위안 어치를 거래 정지시켰다. 이어 13일 부동산기업 뤼디디찬(綠地地產)은 중민와이탄부동산개발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민생투자 건물 [사진=바이두] |
11일 중민투는 태국 정다그룹(正大集團) 부회장 양샤오핑(楊小平)을 중민투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차이징(財經) 등 매체들은 중민투가 정다그룹과 함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양샤오핑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중민투는 중국 전국공상연합회가 주도하고 59개 민영기업이 공동 투자한 유력 투자전문기업이다. 2014년 자본금 500억위안(약 8조3100원)으로 설립한 뒤, 외부 차입을 통해 빠르게 규모를 키워 왔다. 산하에 부동산개발, 임대, 에너지 등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중민투는 코스닥 남북경협주인 아난티의 지분 33.24%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아난티는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대주주 악재가 전해지면서 1월 말부터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전신(朱振鑫) 루스(如是)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출범 초기 대형 민영 투자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민투가 무리한 차입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며 “지난해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를 강화하면서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이 금융개혁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 발생한 중국 신용채권 디폴트 규모는 553억위안으로 2017년 전체(367억위안)보다 1.5배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회사채 디폴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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