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조에서 97조로 감소...10월에만 5조 증발
[서울=뉴스핌] 김승동 박미리 기자 = 주가시장 폭락 여파로 변액보험도 패닉이다. 지난달에만 변액보험 자산 중 5조원이 증발했다. 이로 인해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변액보험을 중점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변액보험 자산가치 하락으로 보험사들의 고민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변액보험 펀드 총 자산은 97조2624억원을 기록했다. 9월 101조9033억원 대비 4조6409억원 줄어든 수치다. 또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총 자산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거다.
변액보험 자산이 급감한 이유는 주가지수 하락 여파가 가장 크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2024로 직전월에 비해 319포인트(13.62%)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지수가 주저앉자 변액보험 내 주식형펀드 자산가치도 하락했다.
다만 변액보험은 주식은 물론 채권 등에도 투자한다. 이에 주가지수 하락폭 대비 변액보험 하락폭은 4.55%포인트 선에 그쳤다. 통상 주식형펀드 투자 비중이 55%, 채권형 비중이 45%다. 또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해 채권형펀드 중 일부는 오히려 수익을 올려 전체 변액보험 하락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지수 폭락 여파로 보험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IFRS17 도입으로 생명보험사들은 변액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기 때문.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로 구성,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후 수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이런 구조로 인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책임준비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험사 한 설계사는 “통상 변액보험은 주식 시장이 호황일 때 계약이 수월해진다”며 “변액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장기투자해야하지만 투자자는 단기 시장 변화에 크게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가입은 커녕 해지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고객 이탈이 심하지는 않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더 많은 이탈이 일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자산 증가 목표와 실제와는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변액보험을 늘려야하는 보험사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주식 편입비중이 60%였다면 50%로 낮추는 등 당분간 자산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조정을 해야할 것"이라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려 자산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면, 나중에 시장이 리바운딩할 때 가능성이 더 커진다. 큰 호흡으로 바라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