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맞은 스마트폰 시장 해법으로 내놓은 아이폰X와 갤럭시S9 '명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스마트폰 탄생 10주년을 기해 애플과 삼성전자가 나란히 초고가 제품 전략을 동원한 가운데 애플이 승리를 거뒀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X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소 999달러의 아이폰X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지난 2분기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을 20% 끌어올린 데 반해 비슷한 가격의 갤럭시S9의 수요는 부진했다는 것.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프리미엄 제품 전략이 애플에는 적중한 데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비 맞은 셈이 됐다고 보도했다.
2분기 실적을 통해 드러난 상반된 결과물이 글로벌 스마트폰 강자의 명암을 갈라 놓았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판매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기능 향상과 차별화된 운영체제(OS)로 제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중점을 뒀고,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2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저가 상품에 집중됐다고 업계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삼성 갤럭시S9[사진=로이터 뉴스핌] |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대표는 WSJ과 인터뷰에서 “애플은 기존의 제품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전례 없는 제품 업데이트를 유도, 평균 판매 가격 사이클을 끌어올렸지만 삼성전자의 고가 전략은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시장의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고가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해법이었다. 같은 전략을 취한 양사의 결과가 엇갈린 것은 사상 첫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최첨단 부품과 독보적인 OS를 앞세운 애플이 품질로 가격을 정당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월가는 분석했다.
자체적인 OS를 가동하는 애플과 달리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의 제품 특성 상 다른 스마트폰 업체와 상대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적 발표 현장에서 가격 정책에 대해 애플과 삼성전자가 밝힌 입장도 크게 대조를 이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분기 스마트폰 실적 호조는 가격 전략에 힘입은 결과라고 평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차기 제품 갤럭시 노트9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 점유율에서도 애플이 선방했다는 진단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분기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12.1%로 전년 동기 11.8%에서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2.9%에서 20.9%로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점유율 15.8%를 기록하며 2위로 부상한 중국 화웨이에 시장을 빼앗겼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